
이다님은 워낙 내가 팬이다.
이다의 허접질부터 지켜본지 거의 20여년. 최근엔 < 이다의 도시 관찰 일기 >교환 독서를 할 정도로 이다님의 거침없는 그림 속 튀어 오르는 색깔들, 관찰력, 또 염세적인 시선과 또 반대로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그리고 고도의 관찰력과 궁금증, 상상력에서 튀어나오는 (블랙) 유머들은 나를 깔깔거리며 웃게 만든다. 그런데 올해 벌써 이다님의 새로운 시간이 나왔다.

이번엔 초록친구! 화분 식물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나는 현재 특별히 키우는 식물 친구는 없다. 가족들이 키우는 걸 지켜볼 뿐. 왜냐하면 인간 친구와 동물 친구를 키우느라 식물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이사님도 말씀하시는 게 식물은 동물이나 인간을 키우는 책임감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키우는데 부담이 없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 말이 맞다. 식물도 생명이지만 식물과 동물이 죽는 건 차원이 다르니깐 말이다.
그런데 책을 보니 식물도 생각보다 키우기가 까다롭다. 각기 다른 식물마다 다른 환경, 다른 양의 물과 햇빛이 필요하다. 너무 과하게 관심 주면 죽기도 하고 오히려 방치했는데 잘 크는 경우도 있고 식물의 세계도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아이가 학교에서 방울토마토나 식물들 가져오면 다 죽였구나. 각자 다르게 다뤄줘야 하는데 그냥 며칠마다 물 줘야 하면 상태도 안 보고 로봇처럼 돌본 거 같다.
이다님은 키우는 화분 속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인생과 사람과 맞물려 풀어낸다. 처음엔 그림으로 그 후엔 글 에세이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식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접근하고 이 식물은 이런 아이구나 하고 가늠해 볼 수 있다.
언젠가 초록친구들을 번은 키워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초록 친구>는 이다님의 책이라서 읽은 것도 있지만 이다님은 왜인지 집에서 기르기 좋은 식물들을 잘 소개해 주고 자세히 설명해 주실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내 예상은 맞았다. 재미, 정보, 고찰, 빅 유머까지 다 갖추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가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면 친구 사귀기, 인간 심리학 이런 책들도 좋겠지만 나는 <초록친구>를 선물로 건네고 싶어졌다.
[서평을 위해 책을 제공 받았지만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