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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moon님의 서재
  • 질긴 매듭
  • 배미주 외
  • 14,400원 (10%800)
  • 2025-09-03
  • : 1,040

사실 이 다섯 이야기를 다 이해한 게 아니서라 여러 번 곱씹어 읽으려고 했다.  모계 전승은 꼭 엄마 -딸이 아닌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그 위의 대대로 이어져 왔던 여성 가족 중 누군가 혹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여성끼리 이어지는 전승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론 배미주 작가의 <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와 구한나리의 <거짓말쟁이의 새벽>을 재미있게 읽었다. 모든 이야기들이 대놓고 말하기보단  은유적인 표현들이 있어 어느 부분이 이 주제를 관통하는 것인가 생각해보게 한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처지의 여성 노동자로 연결된 관계(이삭은 바람을 안고 걷는다), 생리를 시작으로 자신이 엄마라는 여자가 집으로 들이닥쳐 자신을 위해 그 다음 딸을 낳아야 한다며  미스터리하고 공포적 분위기 속 압박(엄마의 마음).  화성까지 넘어가는 SF 세계 속 연인의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내려온 의미를 찾아가는 상황(행성의 한때), 남성 가족의 성적 공격으로 생긴 저주 같은 능력도 여자 가족 사이에 전승된다. 공격을 받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괴로운 능력으로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이다(거짓말쟁이의 새벽).  또한,기사 단신 정도의 사건인 밤길 여성 연쇄 무차별 공격에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치려는 피해자 중 하나의 연인이자 과거에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아리쏭한 부분이 많았는데 각 단편 후 작가들의 문답을 읽으니 조금의 궁금증은 풀렸지만, 메세지를 주기엔 조금은 너무 어렵게 간 것은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책 속에서 모계전승은  마치 저주와도 같다. '한'과 슬픈 운명을 딸에게로 물려준다는 것이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는 어느 헛소리를 대변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웠다.  이 운명을 받아들이는 이도 있고 누구는 자기대에서 그 악연의 고리를  끊어버린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희생과 눈물로 살아온 우리의 여성들이 이제는 그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세대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 시기에 이 책이 분기점이 되진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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