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 : 이해준 34세.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 결혼정보회사에 결혼을 의뢰한 고객들의 정보에 맞추어,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연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람을 피운 아버지와 이혼하지 않고 평생을 데면데면하게 산 어머니. 부모의 결혼생활을 보고 자라, 결혼을 꿈꾸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연인에게 차인 여주와 기한을 정한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여주 : 강현아 29세.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 결혼정보회사에 결혼을 의뢰하긴 했지만 결혼을 하는 커플이 사랑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매칭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행복한 가정에서 커온 그녀는, 자신도 그런 결혼을 하겠다 꿈꿨으나 상대방에게 환상에 젖어산다는 이유로 차이고 남주와 계약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연애에, 그리고 사랑에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전 연인과 관계를 끝내고 여주가 결혼하려고 잡아놨던 예식의 날까지 약 90일동안, 자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오히려 말도 안된다 생각했던 방향)으로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여주는, 자신의 완벽한 사랑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 그 최상의 결과를 위해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런 그녀에게 질렸다 하던 결혼상대자 때문에 방법을 바꾼 연애를 해보기로..
남주는, 결혼을 생각하지않는 그저 현실 속에서 애인과의 순간순간을 즐기는 일에 집중하는, 행복한 연애나 그로인한 결혼등의 상황에 대한 로망이 없는 타입. 그런 그가 여주와 함께 조금씩 변화하기를 바라며, 더 많이 변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 혹은 연애를 계획한다...
둘의 이야기를 통해서. 두 사람의 연애상황에 집중하는 스토리라기 보다는, 보편적인 남과 여의 상황이나 감정들 이런걸 짚어보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남주와 여주를 둘러싼 각각의 가족을 이야기하며, 부모로서 자식을 바라보는 관점. 부모에게는 늘 어린 자식이었던 자녀가 이미 성인남녀가 된 이야기들이 그려지며 부모가 보는 자녀의 이야기도 나름 새로웠다..
p263에 나와있는
'그렇게 살았으니까 그런 가정을 꿈꾸는 여주와, 그런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 가정을 갖게될까 봐 결혼을 두려워하는 남주'
이 이야기의 포인트였지 않았을까?
자신들이 자라온 성장과정이 그들 연애와 인생에 있어 나침반이 되는 상황.
그 상황들을 두 사람의 실험적인 연애를 통해서 서로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해, 결국에는 자신들이 꿈꾸는 연애와 사랑 그리고 결혼에 이르는 생각들을 바꿔나가는 모습이 의외로 참 좋았다.
크게 이름있는 작가도 아니고, 이런 설정이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만한 소재도 아니기때문에 놓치고 넘어가기 쉬운 책인데, 이 책을 통해서 사랑이나 연애 라는 큰 틀을 한번 더 생각해보았다.
그저 남녀 주인공이 지지고 볶으면서 사랑을 해가는 미시적인 관점의 사랑과 연애가 아닌, 행위의 주체자로서 상대와 함께 사랑과 연애를 완성시켜가는 거시적인 관점의 사랑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자연스럽게 겪는게 아니라, 실험적인 연애를 통해 변화하는 연인들의 사랑의 성장에 관한 책.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캐릭터들의 다양한 케이스들을 보며 사랑이야기를 접하는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들의 입을 통해서 생각을 통해서 큰 틀에서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잔잔하지만 담백하고 의외로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다만..
내가 익숙하지않은 단어들과 표현들. 오자에 의한 비문스러운 문장들.
이게 계속 튀어나와서 읽으면서 짜증이 났다.
나에게 심심하다는 재미없다, 지루하다 이런 의미인데, 여기서 심심하다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할때의 심심하다 였는지,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와 다르게 쓰이는 단어들 때문에 매끄럽게 읽어내려가기가 쉽지않았다.
덧) 남주!! 마지막 순간까지 여주에게 존댓말 해주는데, 이게 은근히 매력적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