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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희님의 서재
  • 대도시의 사랑법
  • 박상영
  • 13,500원 (10%↓750)
  • 2019-06-28
  • : 12,779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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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규호는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친구에게 팔꿈치로 입술을 가격당했던

내 앞에 찾아온 짧은 머리에 쌍커풀이 없는 긴 눈을 가진 규호.

뜨거운 내 입술에 닿았던 피지워터를 기억해

나는 단지 미쳐있었을 뿐이라고, 너무 많이 마셔버린 술 때문이었다고 말하지만

아니, 나는 너에게 한 눈에 반해버렸던게 아닐까 그러니 단숨에 네게 키스해버린걸지도

​

'제발 잊어주세요' 다신 만날 일 없을 것 같던 네가 제 발로 나를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

세 번 만나기 전까지는 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너의 철칙이 귀엽게 느껴진다면

그건 콩깍지가 씌인걸까

​

​인천에 사는 제주도에서 온 89년생 규호 당황하면 제주도 사투리를 마구 쓰던

손님에게 받은 팁으로 큰 맘 먹고 핸드드릴을 사 내 방에 커튼을 달아주던

잠든 내가 눈을 찌푸리는 모습을 바라보던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

내게는 '카일리'가 있다고. 망할 놈의 공무원새끼가 나에게 옮긴 카일리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이 되어버렸다고. 그러니 "이런 내가 부담스럽다면 그냥 가도 돼.

생각 더 하고 연락줘"라고 말했을 때 앞에서 마치 네가 나인마냥 펑펑 울고 있던 규호야

네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우는거니 너는

​

언젠가 네가 나에게 말했지

-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으니까

 

나도 그래서,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그러거나 말거나 너였어.

​

결국 우리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여느 커플들처럼 자주 싸우고 잠깐은 헤어지기도 했지만

서로 다른 남자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서로를 찾게 되었지​

너와 나 우리 둘을 둘러싼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 우리는 처음의 그 날들처럼 지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규호 너와 오래오래 사랑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는데

그건 내 자만이었을까

카일리가 있는 내게, 너를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사랑할 수 있었던건

큰 선물이었어 규호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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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렘도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에.

밤이 끝나는 시점과 해가 뜨는 시점은 이어져

있으니까. 지금 이렇게 설레는 감정이 이는 것은,

결국 우리가 완벽히 끝날 때가 되어간다는 의미겠지.'

-대도시의 사랑법 72p-

​

​

기다려줄거냐는 물음에, 우리 이제 헤어지냐는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던 나를 용서해

사실은 네가 엄청 필요하다는 말을 삼키고

다시 내가 가장 잘 아는 대도시로 돌아갈 수 밖에 없던 나를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으면서 박상영 작가의 소설을 본 적 있다면

어! 이거 ! 하고 발견했을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님들이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놓고 조금씩 출연시키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굉장히 반가웠고

그런 점을 찾을 수 있어서 뿌듯했다.

소설집 안에서도 '재희'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이 나오고 대도시의 사랑법

단편 안에서도 재희라는 인물이 나오는걸 봐서는 두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같은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사소한 연관성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

개인적으로 전작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보다 훨씬 좋아서

박상영 작가가 어떤 문장을 쓰는지, 어떤 사랑을 이야기하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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