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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my님의 서재
  • 연꽃섬의 전설 1
  • 크리스티나 순톤밧
  • 15,120원 (10%840)
  • 2025-05-20
  • : 125

“천년을 말린 연꽃 씨앗도 진흙 속에 심으면 싹이 튼다는 거 알고 있니?

네가 가디언이 될 운명이라면 네 가디언 형상은 이미 네 안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네 길은 이미 정해져 있고 거기에 지금길은 없어. 마음을 비워 오롯이 너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면 넌 가디언뿐 아니라 아무것도 될 수 없어.” (132쪽)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들이 수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할 때마다 속으로 웃음이 난다. 분명 이건 아들의 꿈이 아니라 한창 수학 문제집 경쟁 중인 반 아이들 중 누군가의 꿈일 것이다. 이렇게 확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변 아이들의 꿈이 아이에게 번지는 건 늘 있어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벌레만 보면 소리를 지르던 6살 때는 곤충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7살 때는 (배운 적도 없는) 수영이 좋아 수영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었으니까.


아이의 거짓(?) 꿈을 응원하면서도 산책을 하거나 잠자기 전 아이의 마음이 조금 고요해지는 틈을 타 나는 자주 이렇게 말하고 한다. 

“그래,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속도와 방향이 있어. 살아가면서 우리가 할 일은 나만의 길을 찾는 거야.”

아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이 이야기가 아이의 삶 한 귀퉁이에 조금이라도 스며들어 흔들리는 아이의 마음을 일으킬 수 있는 지팡이가 되어주지 않을까란 기대에 자꾸만 재미없을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도와 작은 섬에서 농사를 짓는 플럼은 어느 날, 연꽃 섬의 가디언 아카데미로부터 초대장을 받는다. 가디언이 될 수 있는 수련생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유력한 후보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농장에서 일하는 흙투성이인 자신이 가디언이 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플럼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연꽃섬을 향하는 배에 올라탄다. 한 달간의 훈련생 기간 동안 커지는 것은 가디언이 되고 싶다는 욕심만이 아니었다. 특별해보이는 다른 아이들을 보며 가디언이 될 수 없을 거라는 확신 또한 플럼 안에서 점점 커져만 간다. 

플럼은 자신과 달리 하루하루 발전하는 친구들을 보며 조급해진다. 그리고 첫 테스트가 코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플럼은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쉽고 확실한 방법을 알게 된다. 하지만 정말 가디언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은 존재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 보일 때가 있다. 심지어 어른들조차 앞선 이들의 등을 바라봐야 할 때 초조함을 느낀다. 과연 아이에게 ‘너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를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을 <연꽃섬의 전설: 1. 가디언 테스트>를 읽으며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고 다른 사람과 비교 없이 오롯이 나로 존재하게 되었을 때 진정한성장을 이루는 플럼의 이야기는 내가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고리타분한 말들을 아이가 끊임없이 듣고 싶은 동화로 풀어내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기까지 자주 흔들리던 플럼처럼 우리 아이도 흔들리는 시간이 필요하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할머니, 할아버지, 친구들, 그리고 엄마의 믿음이 플럼을 변화시킨 것처럼 아이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게 되는 그날이 올 때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믿어주기를 결심하며 이 책을 아이와 내 손에 가장 잘 닿는 책장 높이에 꽂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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