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곤충에 심취한 밀라, 어둠을 무서워하는 페트르, 먹는 것과 책을 가장 좋아하는 카트카, 누구보다 모험을 좋아하지만 목발 없인 움직일 수 없는 프란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상하다'라고 낙인찍힌 아이들이지만 각자의 이상함은 서로의 공감대가 되어준다.
서로가 있다는 사실이 용기를 불렀을까. 어느 날, 네 명의 아이들은 정말로 이상한 일을 계획하게 된다.
재미난 모험만을 기대했던 아이들은
아늑한 집을 떠나 마주하게 된 차가운 세상을 통해
스스로 서는 삶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짓과 폭력, 불화와 후회의 소용돌이를 지나며
아이들은 온전한 자신과 마주하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또 극복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스스로 성장해간다.
맞는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보지 않고서는 틀린 길인지도 모를 테니까
우리는 일단 그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165쪽
-가보지 않고서는 틀렸는지 알 수 없는 것이 길이고 인생인데도 어른들은 마치 맞는 길을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가르친다. 사실 어른들 역시 그들이 가본 길밖에 모를 텐데도 말이다.
"미안해." 카트카가 말했다.
"왜 혼자 있고 싶었는지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말을 듣자 갑자기 혼자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괜찮아.
194쪽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기억을 잃는 것일까.
분명 한때 아이들이었을텐데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친구를 사귀기를,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가 겁내지 않기를,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운동을 하기를, 장애로 상처받은 아이가 착하게 자라기를 어른들은 바란다.
아이들은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인데.
어른들과 다름없이.
다음에 봐.
247쪽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은 언제 어떻게 달라진지 모른 채 갑작스레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의 한때 같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ADHD, 비만, 불안증, 장애와 같은 병명으로 낙인찍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은 어딘가 특이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멋진 부분을 갖고 있다. 누구나 이상하기 마련인 그 시절, 못나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타인의 눈에는 빛나고 있음을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깨닫기를 바라본다.
예전엔 자기계발서였을 성장소설이 이제는 자녀교육서로 읽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내 안에 이상한 아이가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책, 그래서 오랜만에 아주아주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