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가 다가오는 소리가 귓전을 울릴 때마다 반복 청취하는 노래가 최희준의 <종점(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이다. 종점은 죽음을 뜻하지 않기에, 오히려 싸늘하게 식어가고 속절없이 꺼져갈 수 있다. 故 김현 선생이 작고하기 전날 '아, 살아있다'라고 결사적으로 소리지른 것처럼, 생의 시간축 자체를 파괴하는 순간 앞의 감각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끊긴 선로 앞이 아닌 종점 앞에 선 인간은 어찌할 것인가. 선로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생은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무언가 사라진다. 누군가는 청춘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생기라고 부르는 그것은. 미련도 없다만은 너무도 빨리 사라진다.
<종점>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할 때 목숨을 걸고 버림 받을 때 죽음을 생각하는 그것은, 바로 직전의 한없는 즐거움 및 끝없는 서러움에 각각 대응된다. 미련 없이 찾아오는 종점은 이 모두를 품는다. 그러니까 종점은 추락이 아니다. 당연히도 죽음이 아니고, 서러움도 아니다. <종점>은 이러한 종점에 대한 호명을 최희준의 허밍으로 대체한다.
자, 얼마후면 종점이다. 속절없이 기적을 울려라!
<종점> 가사
너를 사랑할 땐
한없이 즐거웠고
버림을 받았을 땐
끝없이 서러웠다
아련한 추억 속에
미련도 없다마는
너무도 빨리온
인생의 종점에서
싸늘하게 싸늘하게
식어만가는
아
내 청춘 꺼져가네
너를 사랑할 땐
목숨을 걸었었고
버림을 받았을 땐
죽음을 생각했다
지나간 내 한평생
미련도 없다마는
너무도 짧았던
내 청춘 종점에서
속절없이 속절없이
꺼져만가는
아
한 많은 내 청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