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 이끌린 건 제목 때문이었다.
시간 그리고 지배자. 결코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지배'라는 말을 붙였기 때문이고,
요즘 읽고 있는 책이 벤야민, 아도르노와 관련된 것이어서이다.
벤야민은 역사적 시간에 대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그 통찰력을 주었고
아도르노의 비판들을 뛰어넘을 만한 혜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입장에서 가장 허망한 것은 과거의 시간을 추억하고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그것이 소설이든, 철학이든 아니면 드라마든 사람들하고 나누는 대화에서든.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봤다.
흥미롭다. 글쓰기도 좋고, 문장 하나하나가 울림이 있다.
특히 이 책엔 나무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온다. 물론 중심 주제는 아니고 하나의 풍경으로서 나무가 곳곳에 등장한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문장에 나무를 넣어놓았다는 것은 저자의 관찰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직 반밖에 못 읽었는데, 한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