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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 V님의 서재
  • 화담
  • 경번
  • 15,300원 (10%850)
  • 2024-11-09
  • : 130
이 소설집에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각각의 주인공들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어두움을 안고 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현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손을 잡아주듯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장 짙은 어둠은 『굿문, 시인의 까망 이슬』의 '시인'을 통해 만났다. 위험한 탄광에서 일하는 그에게 소중한 동생 영태가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합류한다. 무리한 작업 끝에 동생이 사고로 목숨을 잃고, 삶의 희망이자 전부였던 동생을 잃은 시인의 고통이 더욱 절절해지는 것은 그 비극의 장소가 바로 자신의 일터라는 현실 때문이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작품은 『너를 기억한다』다. 주인공 해원에게서 20대의 내 모습이, 때로는 친구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애틋함이 느껴진다. 내면의 허전함을 외부에서 채우려 부단히 노력하던 이십 대의 시절이 떠오른다.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세상이 무너지는 사랑의 이별을 겪는 그녀의 아픔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화담』은 유독 흐린 날에 읽으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흐린 날이 많은 겨울에 이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 소설집을 통해 일상의 따뜻함에 감사하게 되었고, 내가 겪었던 쓰린 상처들을 돌아보며 보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둠을 피하며 상처를 덮어두기보다 그저 꾹 참으며 시간이 지나길 바랐던 부족한 나 자신도 이해하게 되었다.

세상에 아픔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 소설들을 따라가며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돌아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상처도 조금씩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픔이 원망스럽거나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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