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같은 반이 되면서 미주는 진희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 수 있었다. 미주가 보기에 진희는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었는데 겉으로는 오히려 둔감해 보였다. 자기 감정만큼이나 타인의 감정에도 예민해서 그런 것 같았다. ‘나 예민한 사람이니까 너희가 조심해야 돼.’라는 식이 아니라, 네 마음이 편하다면 내가 불편해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자신의 예민함을 숨기려고 했다. 대수롭지 않은 척 상대의 얘길 들으면서도 얼굴이 붉어지고 입술을 물어뜯던 진희의 모습을 미주는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