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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돌아이님의 서재
  • 철학의 쓸모
  • 로랑스 드빌레르
  • 16,920원 (10%940)
  • 2024-08-20
  • : 43,845

우리는 단순히 행동하고 선택하고 결심만 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에게 존재한다는 것은 그저 하나의 상황이 아니라 소명이자 의무이며 목표다. 따라서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치료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철학은 사유하는 방법을 재교육하여 스스로 독자적인 사고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대개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임팩트, 솔루션, 브리핑 같은 모호한 외국어들로 표현되는 대중적이고 과격한 여론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호기심을 키우고 무비판적 사고를 거부하며 낯선 것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철저히 파헤치고 분석하고 비틀어서 생각해보는 것, 즉판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독자적 사고를 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지성은 단순히 의견 교환이나 토론, 주장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지성은 근본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고민하며 진부함과 어림짐작을 거부한다. 우리에게 더 큰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언제나 왜곡된 지식이 아니라 모호한지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사는 삶이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드러내줄 수 있을까? 나라는 존재는 단순히 내가 실행한 행위와 내게 일어난 사건들로 정의될 수 있을까? 나의 삶은 나의 것이지만, 그 삶이 나라는 존재를 전부 보여줄 수는 없다. 내 안에는 삶이 미처 표현할 기회를 주지 않은 "수많은 기질, 성향, 가능성이 사용되지 못한 채 온전히 실현 가능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5 내가 누구인지와 내가 사는 삶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고, 나의 삶은 이력서 몇 줄로 단순하게 정의될 수없다. 나의 삶과 정체성 사이의 이런 불일치는 심리적 또는 정신적 문제를 유발하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워버리고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이다. 희망은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또 다른 길을 열어준다. 돌이킬 수 없는일에 대한 후회,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슬픔,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의 상처에 빠져 무기력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오직 행동하는 것뿐이다.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동기는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모두가 행동의 준칙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어야 한다. 거짓, 속임수, 시기심은 당당하게 드러낼 수 없고 모두가 따르는 법칙이 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내면의 갈등이 일어난다면 칸트의 정언명령을 실천해보자. "내가 하는 행동을 다른 사람이 한다면, 나는 과연 그것을용인할 수 있을까?"
우리는 꼭두각시도 아니고 신도 아니다. 우리가 게임의규칙을 정할 수는 없지만, 그 게임을 잘하고 못하고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아닌, 그저 우리와 상관없는 것이다.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은 흥미롭지도 않고 탐나지도 않는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대신, 우리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삶의 작가가 아니라 그저 배우일 뿐이다.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작가가 원하는 대로 쓴연극의 배우임을 기억하라. 연극은 작가의 뜻에 따라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작가가 그대에게 거지 역할을 바란다면 기꺼이 그 역할을 해내야 한다. 또한 절름발이나 법관, 그저 평범한 사람의 역할을 바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능력은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그대에게 주어진 역할을잘 수행하는 것이 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역할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그대의 일이 아니다. "
더 이상 아무런 기대나 의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듯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몰두하는 행복은 편안해 보이지만 ‘풀을 뜯어 먹는 가축 떼‘의 허망한 행복이다. 인간은 절대로 현재를, 순간만을 살지 못하고, 언제나 미래와 과거를 살아가기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워하고, 미래에 올 행복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현재는 언제나 희망과 후회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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