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후 나는 정신적인 질환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들에 대한 이해.
솔직히 왜 그들을 이해해야 하느냐의 입장이었다.
배려하지 않는 상대 때문에 나는 피해를 입었는데... 왜 나는 그를 배려해야 하는 거지?
하지만 책을 읽은 후 그 생각은 그들에 대한 잣대가 달라졌다고나 할까?
책을 쓴 패트릭과 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충분히 그들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노력해야 되고, 그들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 사람이 결심을 한 이후 얼마나 많은 유혹에 빠지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지 알게 되었다.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힘들고, 자신을 자신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이다.
작가 패트릭은 그리 순탄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냥 보이는 대로 말하자면 기피대상 1호의 느낌.
내 아이가 이런 아이와 한 학교에서, 한 반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면?
수많은 민원과 학교폭력신고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현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다행히도 패트릭은 큰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려 하고, 행동에 문제점을 고쳐나가려 하고..
물론 쉽지 않았고 꾸준히 상담도 받았다.
그리고 그녀를 변화하게 만든 가장 큰 존재는 바로 사람이었다.
그와 그녀가 만난 시점이 어쩌면 그 나이대라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반항하고 싶고,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하고 싶고, 비밀이 많은 나이.
맞는 듯 서로 다른 두 남녀가 오래도록 서로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둘만의 비밀스러운 행동들이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소시오패스는 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데이비드에게는 무슨 말이든 털어놓을 수 있고, 그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려는 그녀에게 시련도 주지만 만족감과 편안함도 주기에.
어쩌면 둘 사이에 일어난 수많은 상황들이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소시오패스란 단순 정신이상정도라고 생각했었다.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자신이 한 행동에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런 성향.
그동안 내가 접한 소시오패스들은 뉴스에 나오는 강력범죄 같은 일에 연루된 범죄자가 많았기에 그녀의 책을 읽고 생각이 많아졌다.
정신적인 문제이기에 정도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소시오패스들도 어릴 적부터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주 평범한 상황에 가끔 미친 짓을 하기는 하지만 그게 범죄로는 이어지지 않는 사람.
범죄와의 경계선을 아슬아슬 넘나다는 사람.
범죄로 넘어가는 사람.
정도가 어떻든 이러한 상황에서 죄책감을 느낄 수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 감정이 생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책을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자신의 상태를 더 잘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녀가 정확하게 알려줬으니 말이다.
자신을 잘 알고 싶어 소시오패스에 대해 공부했다는 그녀.
그녀의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