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명의 작가들.
그들이 만들어낸 5가지 이야기들.
내용이 길지 않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들.
청소년 단편이기에 주제도 부담 없었다.
이번 이야기들은 특히나 머리에 콕 박히는 글귀가 많아 오래도록 글을 보고 있었던 느낌이다.
그중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았던 글귀는 한여름의 체육시간, 온하나 작가의 글 중에 있었다.
여름은 드디어 술래가 되었다.
친구를 사귀는 것이 유난히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여름은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혼자 하는 것만 빨랐던 아이.
친구들에게 처음 내민 손이었는데, 유치원생들의 머릿속엔 그런 것 따위 아무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같이 놀지 않던 친구가 내민 손은 거절해도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름은 친구하나 없이 열일곱 살이 되었다.
열일곱 살.
드디어 눈에 띄지 않으려 숨어 있던 여름을 불러낸 이가 나타났다.
그 때문이었을까?
말 한마디 않던 학교에서 무심코 말을 던졌다.
그렇게 갑자기 생겨난 친구들.
하지만 이런 일이 처음이었던 여름이에게는 시작부터 거짓이었다.
살을 붙여가며 늘어나는 거짓말.
존재감 없던 여름이의 존재감이 정점을 찍은 그때, 거절당하는 것 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내 머릿속을 떠다니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거짓말이라는 이름으로 내 이야기가 되어 나를 괴롭히는 날들.
그와 약속한 것이 있기에 견딜 수 있었다.
그 약속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진짜 친구란 것은 이런 관계가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들리는 이야기였기에 더욱 관심이 갔던 이야기.
별 볼 일 없는 수많은 관계보다 제대로 된 하나의 관계만 있다면 견딜 수 있는데...
이름을 불러 존재감을 만들어 준 이.
오늘날 문제가 되는 따돌림과 시인 김춘추의 꽃이라는 시가 떠오른 이야기였다.
조찬희 작가의 무지개 너머, 덴마크에서 나온 글귀,
네가 보청기 하게 되면 내가 알바 두 달 뛰어서 거기에 다이아몬드를 박아줄게. 어때?
송한별 작가의 별비가 내리는 날에 나온 글귀,
어린애가 땀에 절어서 꼬질꼬질하게 엎어져 있는데, 당연한 거지.
조웅연 작가의 오늘의 경수에 나온 글귀,
업데이트가 끝나면 다시 길을 가야겠다.
김민솔 작가의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에 나온 글귀,
예희야, 우리 둘 다 지독히도 외로웠구나.
이야기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글귀들.
짧지만 오래도록 생각에 잠기도록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돌아온 기분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