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IT업계도, 투자도, 실리콘벨리도 잘 모른다. 그러나 이 사람의 이름은, 그리고 이 사람이 써서 전 세계 베스트 셀러로 만들어 버린 [제로 투 원]이라는 책은 들어 본 적이 있다. 그는 현재 이 지구상에서 가장 손 꼽히는 투자자이자, 경영자이고 시대를 바꾸고 선도해 가는 모험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책 앞 날개에 그를 소개한 글의 첫 문장을 보면 세상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재계에서 피터 틸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그 사람은 분명 삼류다."
피터 틸은 1967년생으로 우리 나라에 있다면, 현재 50대 초반으로 보통의 대기업에서는 신임 임원 즈음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그는 성공에 대한 아주 뚜렷한 목표로 무장한 소년이었고, 뛰어난 머리와 근면함까지 더해 스탠퍼드 철학과에 입학하여 대학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스탠퍼드 로스쿨까지 마친 그는 뉴욕 금융가로 삶의 터전을 옮겨 딜러로 일하다 그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벨리로 넘어와 우리가 다 아는 그 유명한 페이 팔을 창업하였다. 그리고 그 뒤 창업에서 연달아 홈런을 날린 그는 현재 실리콘 벨리 최고의 경영자와 혁신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책은 피터 틸의 삶을 연대기 적으로 살펴보며 그의 개인적인 성향이 어떠한지 분석하고, 그의 창업 스토리와 그 과정에서 보여 준 그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서 경영자 및 투자자로서 그의 성공 비결과 사고방식, 생각을 차근 차근 설명해 준다. 피터 틸이 직적 저술에 참여했던, 창업과 경영에 관한 그의 핵심 철학이 담긴 [제로 투 원]을 아직 읽어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그의 경영 철학과 그것을 실천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확실하게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조직은 어떻게 구성하고 끌어나가야 하는지, 인재는 어떤 방식으로 채용해야 하는지, 결정적 순간에 빠른 판단과 실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 구석구석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저자의 설명이 믿음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피터 틸이 그동안 이룬 성과들이 실로 너무나도 놀라운 것들이고, 그것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벨리를 꿈꾸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미래의 벤처 투자자 또는 창업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좋은 책이기도 하며, 미국의 IT 업계에 대한 이해도도 높여줄 수 있는 책으로 시간을 내어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