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단테의 『신곡』을 서사시가 아닌 소설로 읽었다. 서사시는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었기에 잘 읽히는 소설 스타일로 편집된 책을 읽은 것도 15년 이상은 지난 것 같다. 『신곡』에서 만났던 세계관이 내 신앙의 세계관과도 연관이 있어 읽었기에 부분적으로는 기억나는 내용들이 있었다. 이 책은 과거의 독서를 되새기며 인문학적으로 『신곡』에 다가가는 마음으로 관심이 갔다. 학창 시절부터 좋아하던 시인의 추천도 있었기에 더 끌렸고 분량도 적절하다는 생각에 읽게 됐다.
'프롤로그'의 첫 문단들부터 공감하게 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총 열여섯 개의 주제로 분류가 된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만났던 칠죄종의 주제도 보였지만 『신곡』이 지옥, 연옥, 천국이 있기에 그 모두를 관통해서 선정한 듯했다.
첫 장의 주제부터 요즘 내 상황을 돌아보게 한다. 단테처럼 외롭게 살지는 않고 있으나 어느 고립무원의 삶을 간접적으로는 경험하고 있다. 경제적 활동이 잘되지 않기에 최대한 모임 등의 활동을 줄이는 생활 방식은 긴축 재정의 시기에 보이는 모습으로 물론 단테의 상황과는 다르지만 그가 추구하는 여정의 끝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 번째 장에서 '행동이 없으면 행동의 목표도 흔들린다'(p.53)는 문장은 나아가려 하지 않고 회피하거나 머물러 있으려는 이들에게 자극이 되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장을 읽으며 '연민의 정'이라는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네 번째 장에서는 '탐식'이라고도 불리는 '대식'이 나오는데 식탐이 과도하지 않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분노'와 '폭력'은 긍정적이며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다.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 결과를 죽은 후 받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죽음이 끝이 아니기에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요즘 유명인들이 학교 폭력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성애' 부분을 읽으며 동성애에 대해 단테의 태도는 애매했으나 지금 시대와도 비슷한 듯했다. 우발성을 하느님의 기획으로 봤다는 것도 흥미로우며 지금 시대에도 활용할 수 있을 듯했다. '탐욕'에서 단테가 《향연》에서 두 가지의 죄로 나눠 설명한다는데 두 번째 이웃에게 저지르는 죄는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적 이슈와도 이어지는 부분이었다.
'위조'를 보며 일단 현대의 가짜 뉴스와 보이스 피싱 등이 떠올랐다. 마지막 문단은 공감도 가지만 작정하고 속이려는 이들에게 속아 넘어가려 애쓰는 이들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치밀하게 공략하는 이들에게 당하는 이들의 마음도 헤아려보게 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과 '구원'을 읽으며 단테의 『신곡』의 핵심을 마주하면서도 내가 실천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도 재확인하게 된다. 뭐 꼭 내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거기에서 배우는 방향성은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테 『신곡』 원전보다 분량은 짧지만 그 전반적인 내용들을 읽으며 과거 읽었던 『신곡』의 요소들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왜 지금 『신곡』인지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느낄 수 있을 듯하다. 혼란의 시대에서 나처럼 방황하는 이들이라면 제대로 된 방향을 제대로 잡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내용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삶이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울 수 있기에 더 후회하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