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사진과 詩
  •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 신고은
  • 17,910원 (10%990)
  • 2025-09-01
  • : 1,09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에 끌렸다. 일이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리고 있는 시기라 외출도 최대한 줄이고 꾸준히 주에 몇 회 운동을 하러 다니는 것 정도가 외부 활동의 전부였다. 경력을 살려 일자리를 구하지만 나이는 쉽게 그 좁은 문을 지나지 못하게 했다. TV에서 보면 시니어 바리스타들도 일을 하는데 오히려 30대 중반 이후의 나이대는 일 자리가 없는 현실이다. 종종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그 부분은 너무 한정적인 나이대만을 찾기 때문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하는 게 아닐지...

  아무튼 이 책은 가라앉아 가는 내 일상을 다르게 접하며 떨어져 가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읽게 됐다.


  책은 '이제 나를 제대로 보기로 했다', '관계는 원래 힘든 거라고 누군가 알려줬다면', '내가 먼저일 때 우리도 존재한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나답게, 그러나 더 낫게 살기로 선택한다'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목에 끌렸는데 개정판을 펴내며를 통해 이 책의 과거와도 마주하게 된다. 간혹 때를 잘못 만났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 책도 그랬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한다.

  첫 부분을 읽으며 종종 말하던 "나도 날 잘 모른다"라는 말을 떠올리기도 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인용한 부분을 보며 공감이 되기도 한다. 나쁜 말을 싫어하거나 타인의 일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 내 성향은 여러 경험을 통한 것이지만 결국 맥락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나 친절까지는 못한 듯하다. 내가 힘들 때는 오히려 타인의 빈정거리는 말투에 내가 긁히며 화를 내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만나는 내용들은 그동안의 내 분노와 질투 등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하면서 너무 나를 다그치거나 참기만 해온 나를 돌아보게 한다.

  두 번째 부분의 제목을 보면 어릴 때는 크게 신경 쓰지 못했는데 20대 중반부터 깨달은 내용인 듯하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이런 의미일까? 싶은 내용들도 보였다. 막내로 자란 내 경우를 보더라도 언젠가는 상황이 그렇게 만들더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영웅이 되고 싶지 않았으나 어쩌다 보니 그리된 경우라고 할까? 물론, 지금의 상황은 꼭 그러하지 않겠지만...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이들은 적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 알 것이라 생각한다. 좋아 보여도 호불호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 부분은 과거 한 연수에서 '나를 학대하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나게 한다. 저자처럼 까칠하게 사람들은 대하지 않았으나 모든 일에 내가 우선순위에 있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봉사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이 많았고, 거절하지 못하던 시기... 결국 그 후로 거절하는 연습을 하며 나아졌던 것 같다. 가스라이팅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확실히 자리 잡힌 용어인데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그때는 없던 용어였기에 몰랐을 뿐 나 외에도 그 사람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던 이들이 많았다는 것은 그 후로도 소식을 들어 알 수 있던 내용이다. '나 전달법' 부분도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최근 비슷하게 내 불만을 표현했던 방법과도 비슷했다.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어 내 상처만 키우고 관계가 안 좋아질 수 있었지만 우리 관계를 알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도 싶다.

  네 번째 부분에서 '사회 교환 이론'은 나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것 때문에 외출과 대인 관계를 줄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아닌 이들이 있다. 그들과의 관계와 만남에서 내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의 차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간혹 그런 것은 모르면서 내게 잘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을 시샘하거나 왜 자신에게는 안 주냐는 이들이 있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평생 이해를 못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더 나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 부분을 통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찌 보면 앞선 내용들과 유사한 내용들도 보이지만 결국 인생도 비슷한 게 아닐까? 유사한 일련의 반복 속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상황들을 겪어 나가며 아주 조금씩 성장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현재 나는 가라앉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조금 더 깊어지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나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알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앞서 말했지만 개정 전의 책은 때를 잘 만나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은 적절한 시기 다가온 때맞춰 내린 비 같았다. 나 외에도 상황이 좋지 않아 자신의 자존감을 끌어내리는 이들에게 읽어보면 왜 우리가 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것인지 알 수 있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