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로이트의 책은 읽지 않았더라도 프로이트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프로이트 하면 꿈과 무의식, 정신분석이 떠오른다. 프로이트의 책을 직접적으로 읽지는 않았으나 프로이트에 관한 국내 저자들의 책을 9~10년 전에 몇 권을 읽었다. 하지만 그 이후 많은 책을 접했고 여러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디테일은 사라졌고 그때 적은 기록만 남았다. 공교롭게 10년 정도가 지난 때에 프로이트에 관한 책을 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답답한 현실에 '프로이트가 바라본 세상'이라는 제목에 끌렸는지 모른다.
책은 '프로이트의 삶과 정신분석', '프로이트의 아포리즘'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프로이트의 생애와 사상, 유산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2부에서는 아포리즘을 정신 구조, 정신분석, 정신질환, 꿈의 이해, 인간의 관계, 문화와 사회, 세상과 인간으로 나누어 프로이트의 사상을 접할 수 있게 해뒀다.
프로이트의 생애에 대한 부분에서 그에 대한 여러 구설들을 보게 된다. 또, 융이나 아들러 같은 익숙한 정신분석 학자들의 이름도 만나게 되는데 그들과의 관계는 그렇게까지 호의적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특히, 추종자였던 아들러에게 회장직을 넘겨준 이유 때문이다. 훗날 그를 죽음으로까지 인도하는 암 발생 후 만난 의사들이 프로이트 질환에 대처하는 내용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결국의 그의 죽음도 존엄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 것 같은데 그의 유명세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은 죽음을 맞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연구와 관련된 내용들을 잘 정리하고 있는데 각각의 내용들을 책으로 만날 경우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책이기에 프로이트의 사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기회가 된다면 관심이 가는 프로이트의 책에 제대로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2부는 전체 분량의 5분의 4 가량을 차지한다. 프로이트의 여러 저작에서 뽑은 문장들은 앞서 말한 일곱 가지의 주제 가운데에서도 키워드 별로 관련된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그의 저작이 내가 얕게 접했던 책 제목들이 전부가 아니었음도 확인케 한다. 저자가 같은 사람이기에 다른 논문에서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듯한 문장들도 보게 된다. 또, 그의 삶에서 비열하게 느껴지는 일화들과도 일맥상통하는 구절들도 만나게 된다. 그의 아포리즘 중에서 인상적인 구절들을 뽑아본다.
모든 정상인은 평균적으로만 정상일 뿐, 정신질환자의 특징을 아주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p.141)
트라우마의 기억은 마치 상처처럼 깊이 새겨진 채 남아 있다.(p.194)
사랑할 때만큼 상처받기 쉬운 때가 없고, 사랑하는 대상을 잃었을 때만큼 절망적으로 불행한 때도 없다.(p.338)
인간은 본래 일을 좋아하지 않으며 욕망에 대해서는 논리적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p.355)
법은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야 하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p.364)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진보가 야만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p.434)
아포리즘에서 밑줄이 그어진 부분이 독자에게 조금 더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용한 내용들은 오래된 글이나 현시대에도 통용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기에 고전이라 불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프로이트가 바라본 세상은 먼 과거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적지 않은 분량으로 프로이트의 생애와 연구, 그의 생각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본격적으로 그의 저작을 접하기 전에 프로이트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내용의 프로이트 입문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나이가 들수록 사는 게 더 쉽지 않다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이 책은 그런 삶을 살아가는 데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