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03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널리 알려진 남아공 출신의 백인작가 쿳시는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후 미국 강단에 서고, 이후 남아공으로 돌아가서 케이프 타운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다가 은퇴, 2002년 이후 호주에 거주, 2006년에 귀화하여 호주인이 된 진정한 초국가적 작가라고 불릴 법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의 장편소설 13권 중에 내가 읽은 건 3권, Waiting for the Barbarians와 Foe, Disgrace인데, 세 권 모두 국내에 번역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2015년 현재 <야만인을 기다리며>와 <포>는 절판된 것인지 품절상태이고 <추락>만 판매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작품은 <포>와 <야만인을 기다리며>라는 사실.. <포>는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개작한 작품이다.
세 작품 모두 제국주의의 식민 피식민 관계의 모순을 다룬 작품인데, 제국의 하수인(<야만인을 기다리며>의 치안판사), 제국주의자(<포>의 크루소), 또는 제국주의의 직간접적 수혜자(<추락>의 루리 교수)로 등장하는 백인 남성이 흑인 피지배 계층을 향해 시도하는 윤리적 관계 맺기, 소통하기의 (불)가능성을 모색한다.
국내에 번역되어 현재 판매 중인 다른 작품으로는 소설 <어둠의 땅>, <슬로우 맨>,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나라의 심장부에서>와 자서전 <소년 시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