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국민작가이자 세계적으로 정전이 된 셰익스피어의 무수한 작품들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가 자신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항간에서는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즉 누군가 대필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이라는 루머가 나돌 정도로 그의 신상에 대한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그의 극작품이 당대에 누린 대중적인 인기에 비해서 사생활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라는 신비주의적인 면이 이후 사람들의 관심을 증폭시켰고 심지어 셰익스피어가 등장하기 전까지 런던 극장계를 주름잡고 있던 크리스토퍼 말로우가 요절한 사실을 두고 말로우가 셰익스피어가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왔다.
이렇듯 작가에 대한 미스테리한 전기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사료가 채우지 못한 공백을 상상으로 채워넣어 만든 영화가 <셰익스피어 인 러브>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이고 90년대 말 개봉 당시 많은 리뷰가 올라오고 대중들 사이에서 셰익스피어의 생애 대해 설왕설래 되었던 작품이다.
필자도 당시 극장에서 영화의 상상력에 감탄하며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는데, 특히 말로의 죽음에 셰익스피어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설정한 것, (그의 수많은 사랑에 관련된 소네트나 희극, 비극 작품을 고려하면, 그리고 그의 아내가 살고있는 작은 마을에서 떨어져 런던에서 작가 생활을 하고 았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면) 분명 금지되고 그래서 더 짜릿한 혼외 연애를 해봤을 거라는 설정, <십이야>와 <좋으실 대로>에 나오는 남장여자의 모티브가 실제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토대로 글을 썼을 것이라는 설정 등은 정말 기발해서 감탄이 나왔다.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그의 작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이 2배인 영화로서,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물론 셰익스피어 연구가들에게도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감독이 셰익스피어에게 보내는 열렬한 사랑의 증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상 셰익스피어 신화를 현대적으로 부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셰익스피어의 정전 신화를 깨뜨리는 시도도 부단히 이루어졌는데 국내에서는 경성출판부에서 나온 <작가생산의 사회사: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문학 제도의 형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