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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한번


  내가 보기에 토니 모리슨은 나보코프나 쿤데라처럼 자기 작품의 번역에 대해 시시콜콜 간섭하고 불안해하지는 않았나보다. 물론 한국어 번역에 대해서는 세계의 어느 작가도 관대해질 수 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역자가 머릿글에 적었듯이 "번역자로서는 참으로 버거운 작품"이란 말에 공감한다.  역자는 아마도 "마술같은 언어"에 홀려서, 혹은 "원문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다보니까 몇몇 사소한(?) 디테일에 대해서는 내심 관대해졌던 것일까.
  이 글을 적은 과정은 이렇다. 1992년 11월 다른 역자가 번역한 재즈를 샀었다 (최인자역, 문학세계사). 최근에 이를 잠시 읽다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서 아마존에서 원서를 구입해 읽어나가는 중, 새로운 번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호기심에 이 번역서를 마저 구입했다.  처음에는 몇 부분만 대조해 보다가 그 다음에는 탐정같은 못된 흥미를 가지고 대조해보게 되었다.
  몇 군데의 문장을 빼먹었다거나 한 문단을 아예 빠뜨렸다거나 (p301) 하는 것은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본문에 몇 군데 나오는 "saunter"를 모두 다 고집스럽게 "팔짝팔짝 뛴다"는 말로 번역한 것도 역시 넘어가자. 하지만 오십이 넘은 조와 바이올렛 부부가 같이 "모퉁이로 팔짝팔짝 뛰어"간다는 것은 아무리 흑인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라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지레짐작을 한다해도 심한 것이 아닐까(p296).
  문제는 영어실력이라든가 가벼운 착각같은 것이 아니다.  토니 모리슨은 불친절하게도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26년 할렘-본문에 "도시"(the City)라고 표현된-과 그전의 시대의 사건들에 대해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독자가 마치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  따라서 이 번역서의 문제점은 작가의 불친절에 편승하여 이 작품에 배경으로 나오는 사건들, 소도구들, 팩트들에 대해 정확한 확인없이 대충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1923년에 설립되어 1925년 처음으로 20명의 흑인간호사 졸업생을 배출한 할렘병원 간호학교의 "첫번째 졸업반"(1st class)은 갑자기 "흑인간호사라는 상류계급"(p22)이 되었다.  이 문장의 정확한 번역은, "흑인간호사들 첫번째 졸업반의 헤어스타일이 당시의 공식 간호사모자인 벨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었다"로 생각된다. 백인간호사들만 썼던 벨뷰 간호모가 역사상 최초인 흑인간호사들의 머리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p30에서는 "머리야 어떻게 되든 신경도 안쓰는" 여자들이 머리를 하러 바이올렛을 불러들인다. 이건 "바이올렛이 무슨 짓을 했던 신경도 안 쓰는" 여자들이 맞다. p55의 "굽높은 구두"는 "목이 높은 구두"(high-top shoes)이고, p58의 "촌놈들"은 기차역의 "짐꾼들"(redcap)이다. 이런 건 가벼운 오류로 보자.
  p59에서는 "대양이 먹여 기르는 슬픈 곤경들과 봉헌을 바친 헌납자들을 생각지 않아도 되니까 좋다"라는 시적인 문장이 나오지만 이건 원문보다 더 시적이다. 슬픈 "곤경"은 "만"(bays)이고 봉헌을 바친 "헌납자들"은 "강의 지류들"(tributaries)이다. 차라리 번역문이 더 상상력을 자극한다. 바로 밑줄의 "복엽비행기"는 역자주까지 붙어있지만  "이인승"(two seated) 비행기이다.
  p90에 가면 "리코리스 막대를 핥고, 피아노의 상아건반을 간질이고 제 피부를 두들기며 호른을 불어제끼는" 사람이 나온다. 할렘의 흑인들이 길거리에서 감초뿌리를 씹으면서 피아노를 치고, 흥이 나서 자신의 피부를 쳐대는(!) 그런 그림이 떠오르는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건 클라리넷을 불고(licking licorice stick), 피아노 건반을 간질이고, 드럼을 치고(beating his skins), 트럼펫을 부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p92의 "주근깨"는 "여드름"(pimple)이고, 그 밑에 "잠언"은 "시편"(Psalms)이다.
  p95에서는 "말만 잘하면 언제든 문들이 활짝 열"린다고 하지만 이는 "밀주판매소"(speakeasies)이고, 같은 문장안의 여자가 골라야 할 "어떤 열쇠"는 클라리넷의 "키"(keys)일 것이다. 여자가 키만 골라주면 바로 그 키로 연주할 준비되어 있으니까.
  p98에서 춤 잘추는 형제가 뜬금없이 "신입공원양성소"에서도 춤을 추는 데 이는 "현관 홀"이고 사실 vestibule party라고 해서 그런 홀에서 파티가 자주 열렸다. p102의 "늦었잖아!"는 영어 "CPT!"의 번역이다. 이건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CPT는 흑인 속어로 "Colored People Time"을 뜻한다. 백인들의 시간처럼 시계에 딱 맞춘 시간이 아니라 환경과 사람들에 맞춘, 그때그때 다른 환경친화적인 시간되겠다. 코리언 타임 비슷한 건가.
  p104의 "조부모"는 "손자"이고, p110의 "내 생각이 틀려"는 "I don't think so"의 번역으로 의미가 반대다. p116에서는 "내 생각은 틀려"라고 맞게 되어있다. p119에서는 "빛을 차단하려고 잡아당긴 커튼이 손님의 눈을 정통으로 치는" 안전사고가  있지만, 이는 "손님의 눈에 쏟아지는 빛을 차단하기 위해 커튼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p126에선 앨리스 맨프레드가 배신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동차에 설탕을 뿌려"두는 데 정말 복수를 하겠다는 것일까. 이는 직역인데 원래 뜻은 차의 기름통에 설탕을 넣는다는 것으로 엔진을 망가뜨리려는 짓이다(planned sugar in his motor). p130의 "공깃돌"은 그냥 "유리구슬"(marbles)이다. p134의 "닥터 디의 신경안정제와 플레쉬 빌더 영양제 한 봉지"는 마치 두가지 약인것 같지만 그냥 "닥터 디의 신경근육강화제" 정도가 맞지 않을까. 이 건 책의 뒤쪽에서도 반복된다. 
  p137에서 "두가지 색조의 곡괭이대로 매질을 당"한다는 건 무슨 얘긴가. 아무리 세부묘사에 강한 토니 모리슨이라 해도 설마 이렇게 쓸까. 이건 "by two-tone peckerwood"의 번역으로 혼혈백인에게 매질 당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런 단어들은 남부 흑인의 방언같은 것이라 쉽지 않다.  바로 밑의 문장에서 "장작을 일부러 두 번씩 팼"다는 건 사실 장작을 두배나 패놓았다는 게 문맥에 맞다.  p143의 화장실의  "정화수"는 "하제"(purgative water)이고, p155의 "비누, 소금, 그리고 비버 기름"에서 이 불쌍한 비버의 기름은 사실 피마자유(castor oil)이다. 당시에 스스로 유산을 하기 위해 비누, 소금, 피마자유를 사용했다.
  p168에서 "죽어버린 전쟁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전사자"(war dead)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p170의 "닭고기가 아닌 척 가장한 닭고기"는 뭘까. "disguised chicken"의 번역으로, 오늘 또 닭고기 요리야?, 하고 지겨워하는 사람을 위해 닭고기 아닌 것처럼 요리한 닭고기가 되겠다.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어색하긴 하다.
  p180의 "369 사단"은 사실 "369 연대"로 1차대전에 참여해 용감하게 싸운 흑인연대이다. p182에서 조가 "횡설수설하고 있었거든요. 도시 전체를 통과하며 횡설수설을 하고 있었습니다"라고 하는 데, 이는 조가 넋이 나간 것이 아니라 그냥 도시를" 이리저리 거닐었던"(rambling) 것으로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p183의 "아마 제 엄마가 입맛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메뉴를 바꿔봤던 모양이지"는 엄마가 약간 변화를 주려고 "가짜로 꾸민"(cooked up) 것-즉 가짜 쌍둥이로 꾸민 것이다. p187의 "인디언들이 꺽어 모으던 그 튤립은 제왕같은 모습이었지"의 튤립은 꽃이 아니라 Tulip tree로 이는 목련과의 포플러이다. "인디언들이 모여있던 포플러나무"가 맞다.
  p193의 "힘닿는 한 베라 루이즈 주위를 정치적인 간격으로 에워"쌓은 건 주변의 여자들이 이 정체불명의 루이즈라는 여자와 예의바른(polite) 정도의 거리를 두었다는 것이고(polite와 politic의 사소한 착각), p194의 "민주당 연설대"는 "민주당 정강"(Democratic platform). p206에서 "떨어진 팁을 주으러 달려가던 다람쥐"는 "나무가지 끝"(limb tips)까지 달려가던 다람쥐이다.
  p213 아랫부분의 "펠트"는 역자가 친절하게 주에 설명했듯이 가죽을 가공해 만든 피혁제품이라기 보다 그냥 "생가죽"이나 "모피"(pelt)가 맞겠다. 이 사냥꾼중의 사냥꾼이 가죽을 벗겨 가공하고 제품까지 완성해 넘길 것 같지는 않다. p216의 "크림처럼 보드라운 발꿈치"는 그냥 "크림처럼 하얀 발꿈치"(creamy hills)가 맞겠는 데, 가난한 시골흑인소년이 보드라운 발을 가졌을까. 흑인들의 손바닥, 발바닥이 상대적으로 유난히 희게 보이는 걸 생각해 보라.
  p224에는 "어떤 매혹이든 신생아를 배태하게 마련이다"면서 멜론, 토끼, 뱀의 허물 등의 예가 나오는 데, 이런 것에 매혹되어 신생아가 들어선다는 신화적인 이야기일까. 신비롭고 그럴 듯하다. 하지만 이는 태교에 관한 이야기로 임산부가 피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한 것이다. "mark a newborn"은 신생아를 점지한다는 게 아니라 뱃속의 아기, 혹은 신생아에 안좋은 영향을 남긴다는 뜻이다. 동일한 영어표현이 바로 p226에도 나오는 데 "임신한 여자들은 자기 애를 알아보거나 그렇지 않거나" 역시 "뱃속의 아기가 영향을 받거나 아니거나"라는 말이다. p227의 맨 아래 "여자에게 한몫 챙겨준 이상한 청년"은 알고보면 "그녀가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이상한 소년"(that queer boy she set so much store by)이다.
  p243 중간에 "쓸데없이 민첩했"던 여자는 "쓸모없이 미친"(wastefully daft) 것이다. daft와 deft의 착각일 테니 이건 애교다.  p253의 "눈동자가 납작해"진 것은 그냥 "힘이 빠진"(flat) 정도이겠고, p256 중간에 "현장에서 벌어지는 액튼"은 action을 도르카의 남자친구인 Acton으로 착각한 것으로 역시 애교스럽다.
  p257의 "자줏빛 자두의 갈라진 뺨을 스쳐 벗기는 엄지손톱"은, 서로 바짝 끌어안고 혓바닥으로 핥고 탐하며 끈끈히 춤추는 이 현장에 어울리는 문장일까. 자줏빛 자두같이 "갈라진 엉덩이"(split cheeks)를 스치는 엄지손톱이 어울리지않을까. 그림을 떠올리자...
  p260의 "'파더 디바인'의 포장마차"라는 말은 뭘까. 그냥 포장마차 주인 이름인가.  Father Divine은 20세기 초 흑인사회에서 상당히 인기를 끈 사이비종교 교주이다. 파더 디바인은 스스로를 신이라 칭했고, 인종차별반대를 주장해서 흑인사회에 파고들었다. 따라서 이 포장마차는 파더 디바인의 교인들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혹은 음식차(wagon)일 것같다. 이런 부분은 역자의 주가 필요하다. 바로 밑에 상이군인들이 마치 그곳이 "'덩컨 파이프'클럽이라도 되는 듯 도로 연석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  덩컨 파이프는 클럽이 아니라 가구디자이너로 성공한 사업가(1768-1854)로 20세기 초에도 부유한 뉴요커들이 즐겨 찾던 고급가구의 대명사이다. 원문에는 그냥 "a Duncan Phyfe"로 되어있어서 "마치 도로 연석이 덩컨 파이프 의자라도 되는 양" 정도가 맞는 번역같다. p261의 위에 "M11과 M2의 우르릉거리는 소리"는 할렘을 지나는 뉴욕 노선버스의 소리로 보이는 데 한국의 독자가 어찌 알까.
  p266의 "색칠한 종려나무 밑"은 사진관에서 인물사진 찍을 때 배경으로 쓰는 "그림 종려나무 밑"(under a painted palm tree)이다. p268에서 펠리스가 도카스에 대해 "기찻길 위에 서 있거나 불이 났을 때 시크 족의 텐트에 갇혀 있는 여인 같았던 거예요"하고 설명한다. 이는 "기찻길 위에 누워있거나, 불이 났을 때 아랍족장의 텐트에 갇혀 있는 여인"으로 보는 게 맞다. 왜냐하면 도르카가 만사를 영화같이 생각해서 자신을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들로 상상했을 테니까. 여기에 시크로 번역된 것은 아랍족장(sheik)으로 이는 인도의 유명한 시크족(sikhs)과는 다르다.
  p275에서 펠리스의 아버지는 어떻게 "풀먼의 자랑스런 비평가"가 되었나. 풀먼은 기차의 럭셔리한 침대차량을 만들어내 성공한 사업가이고 펠리스의 아버지는 이 "풀먼침대차, 혹은 식당차의 자랑스러운 사환 혹은 도우미"(a proud Pullman porter)가 된 것이다. 당시 이 흑인은 고급열차칸의 도우미가 된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p288에서 "크리스마스 때 그릇째로 받은 오렌지들"은 "크리스마스 오렌지가 담긴 그릇"(a bowl of Christmas oranges)인데, 가난한 그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로 오렌지 한개를 받고 황홀해 하던 아이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오렌지는 일종의 풍습이었다.
  이 글의 앞에 언급한 p296의 "모퉁이로 팔짝팔짝 뛰어"가는 부부의 묘사에서 모퉁이는 그냥 모퉁이가 아니라 할렘 131번가(street)와 7번가(avenue)가 교차하는 부분으로 일명 "Speaker's Corner"이다. 원문에 "the Corner"라고 대문자로 되어있고 이곳에서 흑인들은 자기의 정치적 사회적 의견들을 개진했는데, 따라서 이곳에서 "아득한 시선을 지닌 남자들의 연주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설을 들은 셈이 된다. 자연히 그 밑의 문장의 "제때 추임새"는 '옳소'하는 식의 추임새(encouraging words)이겠다. (이 코너의 번지수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할렘을 잘 아는 분이 있으면 고쳐주시기를.)
p298 위쪽의 "'불더램' 과자"(Bull Durham)는 과자가 아니라 유명한 담배로 이 담배광고의 포스터에는 대개 희화화된 흑인들의 캐리커처가 등장했다.
  같은 페이지에 1906년 조와 바이올렛 두 사람만의 작은 "산탄총 창고"라니, 이들은 집도 없어서 버려진 산탄총 창고(shotgun house)에 살았던 것일까. 이 샷건하우스는 홀이 없이 방끼리 이어진 단층집으로 그 당시 많이 세워진 싸구려 주택이다. 이 집의 문을 향해 샷건을 쏘면 총알이 그냥 문과 방들을 통과해 집뒤로 빠져나간다고 해서 샷건하우스라고 이름이 붙었다나. 번역하기 참 어렵다.  이 싸구려 주택 안에서 바이올렛이 목욕을 하고 갈아입은 "빨아놓은 하얀 속옷"은 위아래가 이어진 원피스풍의 홈웨어, 그냥 쉬프트 드레스(shift)로 속옷보다는 겉옷이다.
p301에 빠진 문단 밑에 "불행의 날개를 단 육체"는 "불행으로 날개가 잘린 육체"(pinioned by misery)인데 오묘하게도 뜻은 같아보인다.

  그밖에 좀 더 미묘한 것들과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 있지만 이는 제외한다. 사실 위에 예시한 문장과 단어들은 대부분 원문 없이 번역서만 찬찬히 읽어봐도 뭔가 튀는 것들이다. 이해가 잘 안되거나 문맥과 따로 노는 문장들. 그리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단어들. 토니 모리슨의 마술적인 혹은 재즈풍의 글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봐도 역시 이상하다. 필자는 이런 것에 관한 정보들을 인터넷에서 3-4번의 구글링으로 대개 찾아낼 수 있었다. 온갖 영한, 영영 사전에도 안 나오는 내용들도 말이다. 그러므로 이는 번역상의 디테일에 대한 성실함의 문제일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전체적인 흐름과 주장을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인물들은 살아 움직이고 문체는 여전히 황홀하다. 이 번역서를 읽고도 토니 모리슨에 매혹되어 그녀의 다른 소설들을 손에 들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런 매혹조차 소소한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정확한 디테일들이 기본이 되어야 모리슨이 쓴 문장, 문단들을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모리슨 스스로가 영문판의 머릿말에서 그 시대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1926년의 구할 수 있는 모든 흑인 신문을 샅샅이 읽었다고 하지 않는가. 기사, 상품광고, 칼럼, 구인광고까지. 주일학교 프로그램, 졸업식 프로그램, 온갖 저널, 에세이 등도. 오케, 블랙 스완, 체스, 사보이 등의 오래된 레코드판들을 그 치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들으면서. 문체와 구성력만으로 대가가 된 것은 아니다.
    위에 지적한 것들이 다 옳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는 한 독자로서의 의견일 뿐이다. 역자와 출판사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쉽게 고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서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번역이라는 쉽지 않은 작업을 떠맡아서 읽을만한 번역을 해준 역자의 노고에는 진심으로 감사한다.
  번역서는 2004년 11월 29일 발행 초판4쇄이다.  참고한 원서는 First Vintage International Edition, June 200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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