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적이고 가벼워 보이는 표지에 이끌려 받아봤다. 책 <과학자의 흑역사>라는 책이다.
과학자의 실패라고 하길래 나는 실험 실패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지금에 이르러서는 신선 같아 보이는 천재 과학자도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자기 고집 때문에 끝까지 상대의 말을 부정했다던가, 자기 이론의 결함이나 자신에게 불리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던가, 잘못된 이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끝까지 자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던가, 뭔가 오해를 했다던가, 질투와 허영심을 느꼈다던가 하는 식이다.
총 26장에 걸쳐서 호킹, 푸앵카레, 아인슈타인, 칼 폰 린네, 베크렐, 갈릴레이, 퀴리, 데이비 등 최소 26명 이상의 과학자를 다루고 있다. 과학자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과학 이론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많이 공부한 사람일수록 자기 안에 생겨버린 틀을 깨트리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다른 과학 도서, 자기계발 도서와 같이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었다.
나는 상대성 이론, 팽창 우주론 정도의 얄팍한 과학 지식만 알고 있는, 뼛속까지 문과인 사람이다. 그래서 솔직히 람다 상수(?), 로린츠군(?), 동시성 객관주의(?) 등등 여러 낯선 과학 용어와 함께 과학 원리를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는 전제하에 넘어가는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할 때가 많았다. 맥락상 과학자도 사람이었구나~ 하면서 읽기는 했으나, 과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과학 원리까지는 이해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만약 읽는다면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기초 책을 겸해서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과학적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과학자의 성장 환경(?)이라고 해야 할지, 그들이 어떻게 자랐고 어디서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어서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해럴드 블룸은 "영향력이 강한 시인들은 상호간 사상에 대한 오해에 의거하여 역사를 창조한다. 그래야 그들은 자신의 사상을 위한 공간을 얻을 수 있다 (…) 영향력이 강한 시인이 그처럼 중요한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영향력 강한 선배들과 필사적으로, 심지어 죽을 때까지 싸웠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다시 말해 심리학적 문제가 과학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