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책이 있는 풍경












1. 만화로 보는 맨큐의 경제학 1

다락방님이 재미있게 읽으셔서 따라 읽은 책이다. 만화라고 쉬이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내용이 생각보다 알차다! 정치 경제 좋아했던 나지만, 사실은 정치만 잘했고, 경제는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싶다.

<인간은 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의 다음 문장은 '왜냐하면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공존과 자기희생, 도덕론에 대한 호소가 아니라, 이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서로를 유익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 그들의 자비심이 아니라 이기심에 의존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사회주의의 역사적 실험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고, 그러면서도 각 개인의 이익 추구가 공동의 번영으로 안착하도록 만드는데 국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2. 복 타러 간 총각

선생님~ 오늘 책 읽어주시면 안 돼요?라고 다정하게 묻는 8세가 있어, 그 소중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는 없으며. 아이 둘을 책으로 길렀어요,라고 말하기 저어 되기는 하지만, 아무튼 어린 시절에 원 없이, 한없이 책을 들이밀기는 했다. 그 부작용은 오늘 이 시간, 책 안 읽는 성인(들)이 되는 것으로 쓸쓸한 마무리.

복 타러 간 총각은 되는 일이 없어 그걸 하늘님에게 물어보러 길을 떠나, 먼 길 가는 길에 이런저런 사정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결혼만 하면 남편이 죽어버리는 여자가 있었고, 내내 공들여 키운 나무가 죽어버려 낙심한 노인이 있었고, 3천 년 기다려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가 있었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은 후, 접수했던 소중한 민원을 하나하나 하늘님께까지 전하며, 대략 사정을 들려드리고, 답안지 얻어 돌아온다. 정작, 총각의 질문, '나는 왜 되는 일이 없나요?', '내 복은 무엇인가요?'의 답은 얻지 못한 채였다. 총각의 안내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가운데, 총각은 의도치 않게 금은보화와 함께 각시를 얻게 되었으며. 집으로 돌아와 열심히 농사짓고 알콩달콩 살다 보니, 자기 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



가정을 이뤄 오늘, 현재의 일에 충실하라는 정상성에 대한 강한 독려와 촉구를 모르는 바 아니나, 행복의 주체는 항상 총각이고, 남자임을 우리 여성들은 모르지 아니한다는 점을 여기에 적어 둔다.










3. 새로운 질서

기계에 의한 통치와 '잘못된 결정을 할 권리'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직접 그 답을 알게 되기까지 혹은 절절히 인식하기까지 인간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데, 그런 인간에게서 '낭비할 권리', '실수할 권리'를 빼앗으려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성 말살의 현장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현대의 부모들은 적잖이 자식에게 이런 방식을 강요하기는 한다. 적어도 내 자식만은 내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없었다, 할 수 없다. 무균실에서 혼자 키울 거 아니라면, 이 험한 세상을 마음껏 경험하게 두는 것이 올바른 육아법일 텐데.

아울러 어떤 게임에서든 더 정확하게 미래의 수를 계획하기 위해 AI는 점차 과거의 행동에 대한 기억을 제 것으로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한 기억은 말하자면 주관적 자아의 기층이 될 것이다(오늘날 시스템은 그런 기억을 갖지 않는다. 자신이 과거에 특정 행동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주관적으로 '알' 필요가 없으며, 오직 그 행동이 미래에 성공할 확률만 필요하다).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기계가 역사, 우주, 인간 본성, 지능형 기계의 본성이란 무엇인지 결론을 도출하고 그 과정에서 기초적인 자기 인식을 갖게 되리라 예상해야 한다.(95쪽)

머신러닝으로 훈련된 모델은 인간이 새로운 발견(모델의 출력값)을 알게 해주지만 그 발견이 이루어진 방법(모델의 내부 과정)을 이해하게 허용하지는 않는다(74쪽)는 부분은 95쪽의 기계의 기초적 '자기 인식'과 연결되어 생각할 수 있다. 인공지능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을 현재 인간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 그에 더해 인공지능이 과거의 행동을 반복하면서 그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은 인공 지능이 가히 기계가 아니라 '지능'으로서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다. 인공 지능은, 인공 '지능'이다.

육체적으로 연약한, 정확히는 무기력한 존재인 인간은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동식물들을 멸종시켰다.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았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말았다. 236쪽, 인류와 AI와의 공진화 부분을 읽으면서, 착잡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가능할 것인가. 공진화 이전에 공존이 가능할 것인가. 늙어가고 유한하고 느린 인간이, 늙지 않고 빠른 AI를 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4.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

일전에 하이드님이 칭찬하셨던 알라딘의 <읽기의 계보> 프로젝트를 나도 칭찬한다. 두 번째 <자기 자신을 쓴다는 것>은 글 하나하나 꼼꼼히 읽었고, 한 번 더 찬찬히 읽어보고 싶다. 첫 번째 <AI는 인간의 꿈을 꾸는가?>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골라 읽었고, 관심이 가는 책들은 골라 두었다.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는 2017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에 대한 '재교육'을 조명한다. 중국 당국은 15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카자흐족, 후이족 사람들을 수감해, 정부의 시책에 대한 반복적 재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당국은 현재 385곳의 시설에서 그들이 '위험하다'라고 지목한 사람들을 구금하고 있다. 당국에 의해 '예비 범죄자'와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분류된 이들은 구금 시설에서 이슬람 신앙과 민족 전통을 버리고 '하나의 중국'에 동화될 것을 강요당한다. "오직 국어로 말하라, 애국하라, 조국에 해로운 것에 반대하라, 이 방 안에 종교란 없다, 벽에 걸린 TV를 비롯해 어떤 것도 손상시키지 말라, 싸우리 말라, 누구도 비밀 대화를 할 수 없다, 누구도 다른 방의 교육생들과 대화해선 안 된다, 자신의 의자에 앉아라."(34쪽)

빅브라더의 현실은 참혹하다. 신장의 모든 2,500만 거주민들은 "모두를 위한 신체검사"라 불리는 색채 인식 데이터 수집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얼굴과 홍채를 스캔하고, 목소리 특징이 녹음되고, 혈액과 지문, DNA의 채취를 통해 얻어진 그들의 신체 데이터는 데이터세트에 저장된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평범한 일상에서도 그들의 행동반경은 당국의 감시 아래 있다.

공산주의 정치 체제가 과학 기술을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려 할 때, '중국은 기술 봉건주의의 실사판이 될 것인가'의 의문을 이 책을 통해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답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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