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파든이다.
연거푸 맥파든을 읽는 이유는 일단 영어(여기에서 영어란 구조 즉 문장)가 쉽기 때문이고, 그리고 단어도 쉽기 때문이다. 소설의 구성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입체적인 인간형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글에 대한 몰입이 쉽고 당연히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다만, 나처럼 이쪽으로 많이 읽지 않은 사람 같은 경우, 이 소설의 목표이자 목적인 '범인 유추'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어서, 이 소설에서도 87퍼센트까지 읽었는데도 도대체 그놈, 나쁜 그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채지 못했으며, 예상한 두 명 중의 한 명이 범인이 아니었다는 놀라운 소식이다. 지지부진한 책읽기 근황 중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소설에는 남자 넷이 나온다.
K는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게 된 남자인데, 우발적인 행동으로 여자 주인공 시드니를 공포에 떨게 한 사람이다. L는 시드니가 살고 있는 건물의 관리자이고, 베프의 남친이다. J는 시드니의 엑스이다. 괜찮은 사람이고, 미래를 함께하는 더 깊은 관계를 원했지만, 잘되지 않았고, 그래서 헤어졌다. T는 현남친이다. 의사인데, 그냥 의사 아니고, 잘생긴 핫가이. 시드니가 자신도 모르게 'perfect'라고 말하게 만드는 남자. 근데, 요즘 T에게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었고, 갈팡질팡 시드니의 마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싫다고 명시적으로 말했는데도 계속 연락하는 남자.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같이 있으면 불편한 남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불안한 징후. 게다가 그 남자가 폭력적인 정도를 넘어서서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연쇄 살인마라면. 그와 같은 공간, 밀폐된 실내 공간에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와 함께하는 혹은 나를 보호해 주겠다는 그 남자가 돌변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이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이쯤에서 한 번 만나 주시는 맥파든 랭킹.
불변의 1위는 역시나 『The Housemaid』이다. 방금 읽은 이 책이 재미있어서 순위가 껑충 뛰었다. 『The Teacher』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소재 자체가 조심스러워서 뒤쪽으로 빼두었다. 『The Intruder』는 한국에서도 이미 번역되었던데, 가정 폭력의 희생자 어린이가 등장해 읽기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었다. 총 15권을 읽었다.
다 읽을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