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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군권을 장악하고 황실 재정을 뒷받침하는 왕모중은 명실상부한 당나라의 2인자였다. 고구려 출신, 노예 신분으로 대국의 만인지상에 올라 하늘을 찌를 만한 세력을 가졌으니 누군들 부러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왕모중의 권세를 질시의 눈으로 보는 세력이 있었으니, 바로 환관의 무리였다. 모든 벼슬아치들은 환관들을 두려워했다. 황제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권세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죽을 때가 된 것 같소이다. 죽는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오. 죽어야 할 때아니 죽으려 하면 추악해지고 후세에 치욕이 됩니다
예부터 사람의 근심 가운데 가장 절실한 것은 죽음이요, 소중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사는 것이라 했습니다. 살 길이 있는데 어찌 그길을 좇지 않습니까?" "내가 죽어야 여럿이 삽니다
당나라로 끌려온 고구려와 백제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제 그 후손들이 수십만 명으로 불었습니다. 내가 대업을 이루어도 오래지않아 반드시 나를 제거할 것입니다. 거병에 실패하면 나만 죽이지 않고 고구려 후손들을 매섭게 징치할 것입니다.내가 어찌 그 죄를 씻을 수 있습니까?
오래지 않아 발해가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를 공격합니다. 작년에 거란의 가돌가한이 이진충의 동생이자 송막도독인 이소고를 참하고, 돌궐과 연합하여 당나라를 침공했습니다. 가돌은 능히 발해와도 연합할 것입니다. 당나라가 흑수와 화친하여 발해의 배후를노리고 있으니, 어찌 발해가 그냥 있겠습니까? 그때가 되면 필히 전하에게 부월을 내릴 것입니다.
황자 대도리행이 시신이 되어 돌아갔음에도 발해에서는 황제 대호아, 대림, 대랑아를 연달아 사신으로 보냈습니다. 사신 편에 당나라황제가 좋아하는 물선을 보낸 것도 당나라를 안심시키는 행위입니다. 또한 고제덕을 일본에 보낸 것은 장차 당나라를칠 때 신라가준동할 것을 예견하여 배후를 압박하기 위한 것입니다
발해 장정 세 명이면 호랑이도 때려잡는다는 풍문은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당나라 군사들은 발해 군사들을 옛날부터 두려워합니다. 발해는 사신을 보낼 때마다 끊임없이 전하를 참해달라 요구합니다. 그것은 곧 전쟁을 하기 위해 명분을 쌓기 위함입니다.
고구려 종놈이 인신으로서는 더 오를수 없는 지위에 오른 왕모중은 고구려 피를뿌리며 죽겠습니다
그러나 양주에 당도하기 전에 왕모중의 목을 매달아 죽이라는 조서가내렸으니, 천하대국의 2인자는 그렇게 당당하게 사라졌다.
중원을 경략하려던 한 고구려인의 꿈이 일장춘몽으로 끝나 버렸다.
그 무렵 발해도성에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골라 세작 조련을 시켜 당나라로은밀히 밀입시켰다. 수군장수 충무장군 양소화는휘하에 별동대를 두어 통솔했다. 옛날부터 거느렸던 여인들은 물론이고 군사가운데 무술에 능하고 예인기질이 있으며, 충성심이 강한자들만 가려 뽑아 만든 부대였다.
거란 사신에게는 칙지를 내려 태평한때에 군사를 일으켜 백성을 놀라게 하고 이웃과 화친을 깨뜨릴 수 없다고 하라. 천리장성 쪽으로 보냈던 군사들도 회군하라 일러라. 지금은 국력을 모아 도성을 축조하고 환도 채비를 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부러 연막을 쳤소이다. 낮에 짐이 했던 말이 당나라 도성으로 흘러 들어가 안심할 때가 되면 그때 진병하리다.
등주는 당나라 군사 요충지이자 교역의요지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3국 시절에도 물류의 중심지였습니다. 장문휴와 양소화의선단이 기습하여 성을 함락하면, 요동 지역의 본대가 곧장 내주, 청주, 치주를치고 회하를 건너 장성 쪽으로 진격하여 장안을 놀라게할 것입니다. 때맞추어 거란과돌궐에 사람을 보내 하북으로 진병시키면, 제 아무리 대국이라도 미처 수미를 돌아보거나 상응할 수없습니다.
당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할 때도 장량이 이끄는 수군이 등주에서 발진하여 비사성을 함락했다. 소정방이 백제를 함락할 때도 등주에서 발진했고, 소정방이 평양성을 공격할 때도 등주에서 출병했다. 어디 그뿐인가. 수나라 시절에도 여러 차례 등주에서 출병하여 비사성과 평양성을 핍박했다. 고구려와 백제의 한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징벌해야 할 곳이 바로 등주였다
사람이 만든 것은 사람이 부술 수 있고, 사람이 지키는 곳은 사람이 뚫고 지나갈 수있습니다. 안시성은 천험하지 않았으나 적을농락했고, 평양성은 장엄했으나 무너졌습니다. 우리 군사들은 능히 한을 씻어낼것입니다
짐이 도성을 비우면 북방의 흑수가 준동할 수 있으니 경은 짐을 대신하여 도성을지키시오. 이번 정복전에 육로는 태사가 군사를 맡고해로는 고징우가 등주도행군 군사를 맡을 것이오. 개미가 소리 없이 땅을파듯 은밀히 진행하시오
황제가 연막전술을 쓴 연유는 당나라를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당나라의 서책으로 글을 닦은 자들이 많아 대문예처럼 당나라의 국세에경도된 선비와 벼슬아치들이 늘어갔기 때문이었다. 당나라는 발해 사신과수행원들을 극진히 접대하고 선물을 주어모화 관료나모화선비를 길렀다. 발해의 정세를 눈여겨봐야 하는 당나라는 그들과 은밀히 내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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