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등과 램프의 빛이 닫혀 있던 어둠 속을 비집고 들어갔다. 안으로 한 걸음 내디딘 순간 나는 그만 움찔하며 비명을 지를 뻔했다. 바로 눈앞에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살아 있는 인간은 아니었다.- P-1
"범인은 누구일까요, 탐정님. 그는 왜 살해됐을까요?"
"글쎄요……, 그런 거라면 150년 전의 탐정에게 부탁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P-1
"그거야 뻔한 것 아닌가. 역사를 손에 넣으려는 거지. 기념관을 산다는 건 이 마을의 역사를 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P-1
"이렇게 거창한 집이 여기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기서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답을 어디서 찾아야 하지?"- P-1
"여기서 왜 영화 얘기가 나오지?"
"영화 얘기 안 했는데요."
"했잖아. 트릭인가 뭔가."
"네? ……그건 살인 트릭을 말한 건데요."
"살인 트릭? 뭔데, 그게?"
"뭐라니요. 그걸 지금……."- P-1
"풀 수 있고말고. 인간이 만든 트릭을 인간이 풀지 못할 이유가 없어."
"마음대로 상상하는 거야 자유지만 더는 개입하지 말게. 이건 현실의 사건 아닌가. 마법 얘기는 소설 속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거참, 전형적인 유산 다툼이로군.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젓고는 미도리의 등을 살짝 밀어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건 그렇고 미즈시마 씨가 죽다니, 정말로 뭐라고 해야 할지. 인생이란 건 계단을 손으로 더듬어 가며 올라가는 거라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에겐 돌연 무대의 막이 내려진 셈이지요."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불과 며칠 사이에 살인 사건이 두 건이라니. 더구나 모두 자네가 찾아간 상대야.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하죠. 저도 이만저만 당황스러운 게 아니라고요.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