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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서재

일화기억은 리메이크된다
뇌인지과학적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뇌는 다시 기억을 꺼내는 과정에서 앞의 그림 속 깨진 접시의 빈 곳을 그럴듯하게 메꾸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마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즉 없는 정보를 현재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유추inference’해낸다. 뇌의 신경망은 이처럼 ‘빈 곳 채워 넣기’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므로 우리는 거의 이를 느끼지 못한다.
해마가 이처럼 불완전한 일화기억을 인출하면서 불완전한 부분을 다시 완전하게 복원하는 것을 기억의 ‘재구성reconstruction’이라고 부른다.
즉, 우리의 기억은 사진처럼 찍은 상태 그대로 다시 꺼내 보는 것이 아니라 꺼낼 때 다시 퍼즐처럼 짜 맞춰서 재구성해야만 의미가 있는 그런 정보이다.
우리의 뇌는 조금씩 조금씩 매번 다르게 보이는 자극이 자신의 기억 속 정보와 얼마나 다른지 끊임없이 비교하고, 그 결과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면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물체나 장소에 대한 정보와 동일시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러한 정보처리 방식을 일반화generalization라고 한다.
뇌의 작동 원리를 완전히 알아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영화에서처럼 누군가의 기억과 경험을 조작하는 위험한 일이 생길까? 혹은 이미 신경망이 손상된 사람들이나 PTSD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다시 행복해질까? 그리고 지금의 인공지능은 비로소 우리 뇌와 비슷해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열이 높은 곳에서 예를 들어 ‘수능이 얼마 안 남았죠. 물리Ⅱ를 한 달 만에 완성하고 싶으십니까? 기억을 심어드립니다.’ 이런 광고가 TV에 등장한다고 생각해보면 상상하기 쉬울 것 같다.
"The idea behind digital computers may be explained by saying that these machines are intended to carry out any operations which could be done by a human computer."34 이 말을 번역해보면 이렇다. "디지털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를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이 하는 모든 사고를 똑같이 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하는 것이다."
하사비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If we want computers to discover new knowledge, then we must give them the ability to truly learn for themselves(컴퓨터가 우리를 위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주기를 원한다면 컴퓨터가 정말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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