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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서재

학습(learning)
생명체가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는 일을 말한다. 특수한 무언가를 배워서 시험을 치르는 것은 뇌의 학습 시스템 측면에서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이다. 갓난아기나 동물의 새끼가 태어나 죽을 때까지, 뇌가 생존을 위해 쉬지 않고 수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인지 기능이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매 순간 학습한다.
절차적 기억(procedural memory)
어떤 과제를 해결하거나 행동을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일련의 지식이나 기능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절차적 기억은 자주 사용함에 따라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접근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자전거를 타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운전하는 등의 행동을 포함한다. 오로지 행동을 통해서만 내가 해당 기억을 갖고 있음을 보일 수 있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아주 중요한 기억이다.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
사실과 사건에 관련된 기억으로, 절차적 기억과 달리 학습되어 저장된 기억의 내용을 언어를 사용해서 의식적으로 남에게 말해줄 수 있다. 일화기억, 재인, 회상 등은 모두 서술적 기억의 예로, 특히 일화기억은 서술적 기억 시스템의 핵심이다.
일화기억(episodic memory)
개인의 경험, 즉 자전적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사건이 일어난 시간, 장소, 상황 등의 맥락을 포함한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한 기억을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살아온 역사를 저장하고 있는 소중한 기억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자동적으로 학습하고 이를 기억으로 저장한 뒤, 훗날 기억 속에서 특정 사건이 일어난 시점부터 벌어진 일을 순차적으로 말할 수 있게 한다.
해마(hippocampus)
일반인들이 많이 들어본 알츠하이머성 치매라는 뇌질환이 생기면 뇌의 해마가 다른 뇌 영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먼저 손상을 입는다. 해마 연구는 우리 뇌의 서로 다른 영역이 다른 종류의 학습과 기억에 관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줌으로써 현대 뇌인지과학의 출발점을 제공했다.
뉴런(neuron)
뇌세포는 다른 장기의 세포들과 모양도 다르고 기능도 달라서 뇌세포라고 부르지 않고 뉴런이라고 부른다. 뇌는 기본적으로 뉴런이라는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특정 뇌 영역이 담당하는 기능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뉴런이 존재한다. 뉴런들이 서로 연결되어 이루는 네트워크를 신경회로 혹은 신경망이라고 부른다.
시냅스(synapse)
뉴런과 뉴런이 서로 연결되는 부위에는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냅스라는 공간이 있다. 뉴런들은 시냅스에서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주고받으며 서로 소통한다. 그리고 소통한 방식과 소통한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그 소통은 기억되기도 하고 잊히기도 한다. 시냅스의 강도가 기억되는 것이다. 학습이 일어나는 최소 단위이기도 하다. 학습은 뉴런들 사이의 소통이 시냅스를 통해 일어나면서 그 시냅스의 흥분된 상태가 지속되어야만 뇌에 ‘새겨지는’ 것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뇌가 특정 기억을 과하게 간직하고 있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때로는 큰 방해가 된다.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동반했던 일화기억은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그 사건과 비슷한 일만 봐도 다시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몸이 움직이지 않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뇌가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다.
"생명체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학습한다.
그리고 기억한다. 당연히 목적은 생존이다.‘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연구하는 뇌인지과학자의 입장에서 본 학습의 개념은 매우 간단하다. 학습은 생명체가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는 일을 말한다.
생명체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학습한다. 그리고, 이를 기억한다. 당연히 목적은 죽지 않고 생존하는 것이다.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된다." 너무도 단순한 이 정의에 뇌의 신비와 생존의 신비가 숨어 있다.
뇌에게 학습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 숙명이다. 왜 그럴까? 뇌가 학습을 멈추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단순하게는 세상 속에 계속 존재하기 위해, 더 나아가 세상에 더 잘 적응하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뇌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기억한다.
자연계에서 포식자와 피식자의 뇌는 서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비슷한 경쟁에 대한 경험적 학습이 얼마나 되어 있는가이다. 우리 인간의 사회생활도 아마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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