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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치매를 앓으시던 외할머니이다. 어릴 적이라 기억은 희미하지만, 정말 양반이 따로 없으셨고, 성품도 좋으셨고, 흥도 있으셨고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따뜻하던 분이셨다. 그러던 그분이 어느 날부터 치매로 고생을 하셨다. 나를 몰라 보시고, '니가 누구냐?' 하셨을 때의 충격이란...... 엄마를 비롯하여, 가족들은 힘들어했고, 그 당시만 해도 변변한 요양원이 없었을 때라 할머니가 요양원에서 지내시긴 했지만 할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지 가슴이 메어온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접하자마자 왠지 모를 친근감과 가슴 저편에 아릿함이 함께 느껴졌다. 어린 시절, 치매 할머니 때문에 당황스러워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할머니를 창피해 하던 나의 모습을 떠올렸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너무나 다정했던 할머니가 어느 날 갑자기 치매로 인해 어린아이처럼 변하면서 가족들, 특히 손자인 앙투안이 겪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시선에 담아 그려냈다. 요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를 매주 문병가면서도 귀찮아 한다던가, 순간순간 정신을 놓으시는 할머니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아이의 갈등과 혼란스러움 등이 잘 드러나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리라. 거기에다 요양원에서 만난 어린 소녀와의 풋풋한 이야기도 들어 있어, 읽는 재미가 훨씬 배가된다.

나의 사랑하는 조카도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으리라 생각하며 많은 분들에게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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