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
얼마전에 아주 귀여운(?) 그림책을 한 권 만났어요.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식탐 많은 아기공룡이 100개의 달을 모두 먹어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있어요.
달이 100개나 된다는 설정도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지만
그 달이 너무 맛있어서 100개나 다 먹어버려는 아기 공룡도 너무 귀여웠던 책이네요.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정말 단순하게
별이가 '달'과 '공룡'이 나오는 책을 잘 읽고 좋아해서였어요.
평소 자기가 좋아하는 책은 굳이 읽어준다고 안 해도 자기가 직접 꺼내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어달라고 하는 아이라 새 책에는 다소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달과 공룡이 나오다보니 처음 읽어주는 책인데도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잘 보고 있더라고요^^
별이처럼 32개월 정도 된 유아에게는
그림과 다양한 표현들, 그리고 공룡의 출연만으로 즐거움을 주고
좀 더 큰 누나 형들에게는 교훈이 될 수 있을만한 내용이 담겨있는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 서평 남겨볼겠습니다 :)

표지부터 굉장히 인상적인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
바위 위에 올라 입 안으로 달을 거의 쓸어담다시피 먹고있는 공룡이 인상적이네요^^

옛날 옛적,
배경은 하늘에 달이 100개나 있을때예요.
만약 아이가 이 책을 처음 스스로 읽게 된다면
엄마나 아빠한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겠네요.
옛날에는 정말 달이 100개나 있었어요?라고...
실제로 달이 100개나 있었을리 만무하지만 정말
달이 100개나 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고 이야기나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달이 100개나 되던 시절,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아기 공룡이 살고 있었어요.
아기 공룡이 이 책의 주인공이예요^^

어느 날, 엄마 공룡과 함께 밤하늘을 보던
아기 공룡은 달을 보며 맛있게 생겼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엄마는 저건 먹는게 아니라 밤하늘을 비춰 주는 달이라고 대답하지요.
어쩌면 아기 공룡은,
엄마가 '저건 먹는게 아니야...' 라고 대답한 순간부터
이미 달을 먹는 행복한 상상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어렸을 때 엄마가 먹으면 안돼~라고 하면 왜 더 먹고 싶잖아요?
초콜릿, 사탕, 과자 너무 많이 먹지마! 하면
왠지 더 먹고 싶어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ㅋㅋㅋ

달이 딱 하나만 먹어보고 싶었던 아기 공룡...
결국 엄마 몰래 빠져나와 높은 바위에 올라가 달을 먹기 시작합니다.

달의 맛은 어떨까요?
폴짝 뛰어올라 한입 베어 문 달은
꿀처럼 달고 수박처럼 시원한 맛이라네요.
왠지 이 표현을 보니 나도 왠지 궁금해지는걸?ㅋㅋㅋ

맛이 없었다면 하나만 먹고 말았겠지만
꿀처럼 달고 수박처러 시원한데 어쩌 하나만 먹고 말겠어요...
아기 공룡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엄마 몰래 달을 하나씩 따 먹습니다.
사각사각, 냠냠, 꿀꺽과 같은 표현 뿐 아니라 다양한 의태어와 의성어가 많이 나오는데요?
일상생활에서 별이가 '머리 뽀까뽀까 할래' '(입안에)벌레가 우글우글~'
이런 표현들을 자주 쓰는걸 보고 아이가 어릴수록
이런 표현을 많이 들려주고 사용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달을 100개나 다 먹고
배가 남산만해진 아기 공룡.
달을 다 먹어치웠으니 하늘은 깜깜해졌고,
과식(?)을 한 아기 공룡의 배는 살살 아파옵니다.
아무리 맛이 좋은 음식이라도 해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나는 법이죠ㅜㅜ
'꾸르륵꾸르륵 부글부글 빵빵'이라는 표현만 봐도 얼마나 아플지 생상이 가네요^^;

결국 아기 공룡은 엄마에게
하늘에 있는 달을 다 먹었다고 고백하고
으아아앙 울을음 터뜨립니다.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면서도 속으로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요?
달을 먹을때는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했을 테지만 배가 아플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 했겠죠...
결국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고 그제서야 엄마에게 고백을 하며 왠지 모를 서러움도 느꼈을 것 같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과 나로 인해 달이 사라지고 세상이 어두워졌다는...아주 복잡한 마음에 눈물이 났을 것 같아요~

엄마 공룡은 아기 공룡을 혼내지 않고 정성껏 간호해줍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배아프면 많이 해주셨던 '엄마 손은 약손~'도 해주고요.
아파 누워 있으면서도 마음은 홀가분한 아기 공룡...
엄마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순간 마음의 짐을 덜어낸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뿌우웅~
아기 공룡이 응가를 했는데 100개의 달이 뱃 속에서 하나가 되어 나왔네요ㅋㅋㅋ
뭐야 그럼 하늘에 떠 있는 단 하나의 달은 네가 만든 것이냐ㅋㅋㅋ
근데 이 그림 세상 귀엽지 않나요ㅋㅋㅋ
그림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림체나 어떤 색깔이 쓰였는지,
이런것도 유심히 보게 되는데요?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에는
다채로운 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기 보다는 흑과 백으로 공룡이나 바위를 그리고,
파란색으로 하늘을 표현하고, 그리고 샛노란 색으로 달을 표현하고 있어요.
톡톡 튀는 색과 그림으로 이야기의 주 소재가 되는 '달'에 포인트를 잘 준 것 같아요.

엄마는 아기를 꼭 안아주고
아기는 이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아기 공룡도 작은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충분히 깨달았을 것 같아요^^

아기 공룡이 싼 달(?) 덕분에 하늘이 다시 밝아졌어요.
달은 참 맛있었지만 이제 하늘에 떠있는 달을 보는게 더 좋다는 아기 공룡~
달이 사라져 하늘이 캄캄해졌을 때
아기 공룡도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아요.
달이 있어야 할 곳은 역시 하늘!
€이 세상 어떤 것도 그냥 생긴게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기도 하네요 :)

별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
달과 공룡이 나와서인지
처음 보는 책인데도 가만히 잘 보고 듣고 있더라고요.
평소 이 책보다 글밥이 많은 책도 어떤 내용이 나오느냐에 따라 잘 보는데
요건 글밥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책이 아니라 별이보다
늦은 개월수의 아이에게 읽어줘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그림책 작가 소개는 책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데요?
이덕화라는 작가님께서 그린 책이더라고요. <뽀루뚜아 아저씨>라는 그림으로
2010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작가님이라고 해요^^
<뽀루뚜아 아저씨>라는 책은 사실 읽어본 적 없지만
이번에 나온 아기 공룡 책 그림은 엄마인 제 눈에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책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