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
뚱이 2025/12/0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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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 도시
- 토르벤 쿨만
- 14,850원 (10%↓
820) - 2025-11-30
: 130
#회색도시
#토르벤쿨만_글그림
#이원경_옮김
#가람어린이
회색도시 이름 그대로 회색빛으로 뒤덮인 도시 속에서 한 아이가 ‘색’을 발견하고, 그 색이 어떻게 도시 전체를 변화시키는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첫 장면부터 끝까지 펼쳐지는 회색 건물, 흐린 하늘, 정리된 듯 반복되는 도시의 풍경은 단조로운 삶과 감정의 무채색을 은유한다. 이 도시 속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며, 감정 표현조차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책은 이런 반복적인 회색 삶 속에서 ‘다르게 보기’가 왜 중요한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전달한다.
이 회색 도시의 중심에는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늘 답답함과 고립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도시 어딘가에서 작은 색깔 하나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는다. 이 작은 색은 곧 호기심, 발견, 생기의 상징이 되며 아이의 눈과 마음을 흔든다. 이 과정은 아이가 회색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내면의 깨어남이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 중 하나는 색채의 대비이다. 회색으로 가득한 화면 속에서 ‘색’이 등장하는 순간이 극적이기 때문에, 독자는 그 작은 변화조차 생생하게 느낀다. 아이가 색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이어질수록 그림 속 색은 점점 확장되고, 도시의 정적은 균열을 일으킨다. 결국 이 변화는 아이 한 명의 관찰과 행동이 도시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은유적 메시지가 된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색이 도시를 바꿨다’는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도시의 회색은 무기력함, 단조로움, 반복되는 일상, 상실된 감정 등 현대인의 삶에 스며든 다양한 모습을 상징하며, 아이가 발견한 색은 새로운 시선, 자유로운 상상, 감정의 회복, 연결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변화의 출발점은 언제나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작은 ‘보여짐’과 ‘깨달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한 책은 말보다 그림이 더 많은 서사를 담아내는 그림책의 특징을 극대화한다. 섬세한 회색 톤의 표현, 조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다양한 디테일, 아이의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모두 독자가 스스로 읽어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책을 읽는 과정은 ‘색 찾기’이자 동시에 ‘마음 읽기’가 된다.
현대 사회의 단조로움 속에서도 작은 변화의 순간을 발견해낼 수 있는 눈을 길러주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성인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며, 회색처럼 무심하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도 색을 만들어 가는 것이 결국 우리 자신임을 조용하게 깨닫게 한다.
‘관찰’과 ‘감정 회복’, ‘새로운 시선’이라는 주제로 활동을 확장하기에도 좋으며, 수업에서 활용하면 아이들이 색, 환경, 감정, 변화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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