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성범죄 사건들로 인해 우리는 모두 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도 꽤 자주 듣고 보는 말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여전히 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에 반사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가 부끄러운 것이면 그나마 다행이다. 더러운 것, 웃긴 것 등으로 여기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마냥 성은 이상하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고 타이르고 설득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 지식 전달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마냥 몸에 대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과 사랑, 타인과의 관계와 나의 주체성 등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챕터별로 '성적 주체성', '남녀 생리 감수성', '생명 감수성', '사랑의 관계', '젠더 감수성', '성인지 감수성'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세부적인 사항을 다루고 있다. 마냥 지적인 측면으로 어렵게 다루지도 않고, 그렇다고 얕게 훑고 지나치지도 않는다.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전달하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덧붙여준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유용한 책인 것을 넘어서 어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발견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성 교육을 받으며 자라지 못한 어른들은 성 교육을 해야 할 위치에 놓였을 갈피를 잡지 못하곤 한다. 아이들을 가까이서 보고 느낀 저자의 이야기들은 그런 어른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방대한 성 지식을 아이들에게 전할 때의 어려움을 알고 길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지침서가 날로 늘어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접할 기회가 많아져서 올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기반으로 성에 대해 자연스레 나누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