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나라에 뮤지컬 DVD가 그다지 많이 발매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좋은 뮤지컬이 그것도 국내 공연도 되지 않은 뮤지컬DVD가
발매 되었다는 것이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이 DVD가 발매되고 나서 실제로 내한공연도 성사된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만..
난 일전에 기대반 호기심 반으로 처음 프랑스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빠리'를 보고나서는
프랑스 뮤지컬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공연 실황 DVD를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그때 그 공연을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추천하는 또하나의 프랑스 명작 뮤지컬이
바로 이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지인들을 통해
토막난 공연 영상들을 구해보면서 얼마나 가슴 설레였던가.
일단 이 DVD를 통해 눈여겨 볼 것은 프랑스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예술성이다.
음악과 의상과 무대운영 등등 그동안 감추어 두었던 프랑스의 예술적 기량을
뮤지컬이라는 형식안에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다. 덧붙여서 이 극은 예술적 완성도에
만전을 기했던, 그래서 좀 무겁고 어렵기도 했던 '노트르담 드 빠리'보다는 좀더 대중적이고
편안한 극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처음 프랑스 뮤지컬을 접하는 분이라면 이 극이 훨씬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처음 극의 시작을 알리는 '베론'이라는 곡부터 강렬한 멜로디가 가슴을 울리고
로미오가 등장하면서 부르는 '세상의 왕들'은 가장 유명한 곡으로 극과 상관없이 들어도
너무 아름다운 멜로디의 곡이다. 특히 극이 끝나고 난 뒤 마지막에 앵콜곡으로 관객과 함께
부르는 '세상의 왕들'을 꼭 찾아보길 권한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외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이
부르는 '사랑'이란 곡이나 줄리엣의 유모가 줄리엣을 시집보내기 전 부르는 곡 등등
사실 거의 모든 곡들이 명곡들로만 이루어져 버릴 곡이 하나도 없는 것이 이 극의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너무나 독특하고 심플한 그네들의 무대연출과 그것들을 뛰어넘는 최고의
멜로디들로 가득찬 노래.. 노래들. '노트르담 드 빠리'도 이렇게 잘 꾸며진 DVD로 발매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그리고 다른 명작 뮤지컬들도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