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 많은 물질들이 존재한다. 그 물질들은 합쳐지고 분해되어 가시적인 물건이 된다.
나, 우리는 그러한 물건들에 결핍과 충족이라는 이분법적 감정을 가지지만 좀더 폭 넓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건이 아닌 물질, 물질을 이루는 재료에 대해 지식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한 생각은 사물의 근본을 먼저 생각하고 이해한다는 것으로 쉽사리 물건에 휩쓸리지 않는 나, 우리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 믿는다.
재료과학의 원리는 물질을 합성하고, 만들어진 제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과학기술의 한 분야로, 공학이기도 하지만 물질의 근본을 탐구하지 않으면 물성을 이해, 해석할 수 없으므로 과학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벌집, 코뿔소의 뿔, 모르포나비의 색, 곤충들의 소리, 연잎 위의 물방울, 도마뱀붙이의 발가락, 폭탄먼지벌레의 분비물, 북극곰의 털, 박쥐의 날개, 조개 속 진주 등 평소에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실상은 그 근본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생물의 기능에 대해 근본적 원리를 탐구하고 그 특성들이 뒷바침하는 재료과학적 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나가고자 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벌집은 왜 육각형일까?" 는 그야말로 우리 사는 세상을 호기심 천국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더불어 그 호기심을 채워 주는 다양한 생물들의 기능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이 가진 기능에 재료과학의 원리가 존재함을 살펴 우리 사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그러함이 적용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호기심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알고자 하는 마음을 말한다.
오늘을 사는 나, 우리는 지금 어떤 호기심을 갖고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 본다면 자신이 어떤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를 살펴 볼 수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땅한 호기심꺼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 우리는 다른 어떤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도 갖지 않고 산다는 증표이며 무기력한 삶에 저당잡힌 채 살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꿀벌집단이 경이로운 집단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러한 주장을 뒷바침하는 다양한 설명들이 왜 벌집이 육각형이며 벌들은 그런 집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고 있어 무척이나 이성적인 자연관찰이자 재료과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라 평가 할 수 있을것 같다.
보통의 일반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생소한 재료과학이나 생물학적 용어들에 난감함을 드러낼 수도 있겠지만 크게 문제될 사항은 아니라 여겨진다.
그러한 용어들에 대해 저자는 문장 내에서 설명을 통해 용어의 뜻을 알려주고 있어 하등 문제될 것이 없고 따로 용어설명을 위한 장을 마련해 두고 있어 이해하는데 부담이 없다.
나는 재료과학에 대해 오랜 세월을 업으로 하며 살았던 터라 책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용어들이 다른 사람들 보다는 월등히 잘 이해되는 부분이었다 할 수 있다.
온전히 재료만의 사례를 가지고 설명하는 일보다 이와 같이 자연의 주인이자 개체인 존재들의 개별적 특징이 갖는 재료들의 사례들을 통해 재료과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일은 매우 뛰어난 필력의 소유자와 전문가적 지식을 갖춘 자만이 할 수 있는 과업이라 할 수 있다.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 그러한 눈들을 보며 추억속으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눈뭉치로 장난을 치며 사랑을 만끽하는 이들도 있으며 눈의 발생, 눈의 형태, 눈 내림 현상 등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수도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모두 제각각의 감성으로 느끼는 것이겠지만 태양광의 여러 번의 미산란과 틴들 산란으로 인해 눈송이의 형태도 매우 달라진다는 사실을 아는것 처럼 근본적인 것들을 알고 나면 더욱더 우리가 만나게 되는 수 많은 물질들에 대한 폭넓은 감성을 자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재료과학의 원리를 생물학의 다양성에서 찾고 논리적 이론과 사실을 통해 전달하는 매우 독특한 책, 다독을 주문해 본다.
**네이버 카페 컬처블룸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