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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aru
  •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 구시다 마고이치
  • 10,620원 (10%590)
  • 2017-01-17
  • : 209

<사랑하는 문방구>는 작가가 아끼고 좋아하는 문방구를 한 종류씩 테마로 쓴 에세이다.

오래전 어느 신문에 연재된 칼럼을 묶은 거라고 하던데

책 앞부분에 이제는 빈티지가 된 문구 그림들이 삽입되어 있고,

모양만 다를 뿐이지 현재도 많이 쓰고 있는 문구류라서 이해하는데 어려운 점은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단지 사색적인 에세이가 아니라 작가의 문구에 대한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라서 좋았다.

작가가 옛날 사람이라 전쟁통에 잃어버리고 불타버린 물건들에 대한 얘기도 종종 나오고,

어린 시절 썼던 문방구에 대한 추억, 그리고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발달했고 사람들에게는 어떤 존재로 남아있는지 등의 얘기들이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자신의 경험과 사색으로 잘 녹아있다.

지우개, 연필, 종이 등의 흔하디 흔한 문구들을 작가가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의인화함으로써 가엽고, 고맙고, 특별한... 제각각 하나의 존재로서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토록 사물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볼 수 있을까 싶을만큼!

덤으로 옛날 그 시절의(메이지,다이쇼) 일본 풍경을 상상해볼 수 있는 글귀도 부분부분 꽤 많다.

그런 작가의 시선으로 사물에 대한 얘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 감성에세이,심리치유에세이 못지않게 마음이 편안하고 흐뭇해진다.


※번역에 관해서 잘 모르지만, 일본문학 번역서 중에 읽기에 껄끄러운 책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 책은 부드럽게 읽히면서도 옛일본스러움(?)이 지워지지 않아서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구시다 마고이치의 책이 또 만들어진다면 이 번역가가 작업했으면 좋겠다.


감상평 요약:

나는 꿈에서 일본의 옛문호의 고택에 초대되었다.

다다미 마루에 앉아있는데 따뜻한 봄바람 살짝이 불고 흔들리는 풍경소리에 나는 귀를 귀울인다.

작가는 안쪽 서재에서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문구들을 가져오더니

나와 찻상을 마주하고 앉아 문구에 담긴 이런저런 추억담과 상념들을 얘기해준다.

그가 내준 녹차를 마시며 나는 고개를 끄떡이며 조용히 그의 얘기를 듣는다.

옅고 부드러운 녹차의 여운이 혀끝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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