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엔딩
다름바름 2021/02/1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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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엔딩 (양장)
- 김려령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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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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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엔딩>은 김려령, 배미주, 이현 등 8명의 작가가 쓴 전작의 외전 8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전작을 보고 마음속에 일었던 감정이 되살아나며, 작가는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되살려 뒷이야기를 새롭게 꾸렸을까 궁금했다.
첫 이야기는 김려령의 <언니의 무게>다. 전작 <우아한 거짓말>에서 따돌림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동생과 동생을 지키지 못한 언니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하게 남아있어 뒷이야기를 따라 읽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가해자였던 동생의 친구는 피해자가 되고, 용서받지 못해 불행하다. 따돌림을 되 물리지 않으려는 언니의 언니다움이 믿음직하다.
이현의 <보통의 꿈>은 <1945, 철원>에서 청소년이었던 주인공이 할머니로 등장한다. 주인공 자리는 그녀의 손녀 미래에게 넘겨주었다. 복싱 국가 대표가 꿈인 미래는 북한에서 꿈을 이루고 싶지만, 탈북을 결심한 가족으로 인해 꿈이 좌절될 위기다. 장마당, 복싱 경기장, 피자 전문점, 택시 등 군대 열병식이나 핵 시설 등 박제된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거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실감 나면서 가보지 못한 북한을 상상할 수 있어 새롭다. 분단은 현재 진행형이고, 할머니와 미래에게 이 분단은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고통을 안겨준다.
백온유의 <서브>는 전작에서 마음 아프게 만났던 주인공 온유와 친구 자매 이야기다. 운동부 내 폭력과 막막한 진로를 이야기하는 데, 슬프면서도 행복한 건 마음을 나눌 자매가 있고 온유 같은 친구가 있어서다. 무엇보다 떡볶이와 라면이 있지 않나?
꿈을 꾸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소설 속 청소년들을 만나며, 전작이나 뒷이야기나 작가가 놓칠 수 없었던 건 결국 ‘성장’이 아닌가 싶다.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듬직하게 잘 자란 청소년을 다루고 있는 김중미 작가의 <나는 농부 김광수다>의 광수 이야기를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모험은 자기가 태어나 살아온 곳으로부터 떠나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처럼 계속 살아온 곳을 지키며,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도 모험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좀 멋진 것 같다. 우리 할머니가 늘 말했듯이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김광수다”
#두 번째 엔딩 #창비사전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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