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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juhea님의 서재
  • 새벽 4시 반, 엄마 마음 일기장
  • 신은영
  • 16,200원 (10%900)
  • 2025-11-25
  • : 570

#도서협찬 #새벽4시반엄마마음일기장

 

『다만, 그 속에 나는 없다.』

 

그렇다. 이미 40평생을 넘게 살아오면서 ‘나’라는 존재로 살아온 건 지금으로서 딱 절반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는 ‘나’라는 존재가 온전하게 존재하였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막상 깊게, 저 먼 곳까지 바라보며 생각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나’라는 온전한 존재로 살아가기란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집에서는 딸로서(000의 딸, 000의 언니 혹은 누나, 000의 동생 이런 식으로.. 불리는 ‘나’), 학교에서는 학생으로서(위와 비슷하게), 후에는 직장에서는 직함으로 불리지만 그래도 그나마 내 이름을 불러주기는 한다. 하지만 나중에는 직함이 붙으면 “김대리, 이과장‘이런 식이지만..(그렇다고 직함이 안 붙는 것 보다는 붙는 게 좋지만;;) 그러고 결혼을 하면 모든 것들이 180도 바뀌어 이전보다 ’나‘라는 존재는 그냥 사라져 버린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엄마. 이제는 ‘나’가 아닌, 우리 부모님의 딸, 아들이 아닌, 그저 남의 집에 시집와서 사는 ‘나’는 ‘남’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아이라도 태어나면 난 그냥 ‘나’가 라니라 ‘엄마’이다. 000의 엄마. 그래도 괜찮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이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의 울컥함에 드러나는 아픔과 남모를 우울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남편들도 그럴까.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남편과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자들은 아이를 키우며 다 클 때까지의 ‘나‘자신이 사라진다 생각하고, 남자들은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 그리고 자식이 크면 여자는 ’나‘자신을 찾으러 떠나지만 남자들은 그제 서야 모든 것을 잃고 ’나‘자신도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노년의 남자분들이 책을 낼 때 우리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인가 보다. 둘이서 참 오랜만에 대화다운 대화를 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힘듦에도 사랑해주고, 관심을 주고, 존중해준다면 그래도 이러한 감정들이 조금은 채워지지 않을까 싶었다. 당연히 사람이기에 우울감도 있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맞지만 그 와중에도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충족이 된다면 그래도 이런 힘든 과정들을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싶었다. 둘이서 나눈 대화들이 이렇다.

 

『그건 고마운 일이 아니니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언젠가 남편이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로에게 당연한 건 없어. 그건 내가 사랑하니까 해주는 거고, 당신이 나에게 해주면 고마운 거야.” 이 대목을 읽으면서 앞의 내용을 보니 식당 아주머니의 밥에는 꼬박 “고맙습니다.”라고 하지만 내가 하는 것에는 아무런 표현이 없다는 것에.. 시댁 제사에 피 한 방울 안 섞인 나는 종일 일하는데, 정작 자손은 술만 먹는 모습에.. 이런 것들이 서로를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책의 내용을 읽어 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우리도 돌아보게 된다.

 

한 사람만 읽고 넘어가는 것보다 어쩌면 이 책을 보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서로 나누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그냥 내질러 보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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