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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미술관에서 외국어 공부하기
디아스포라
글을매일씁니다  2026/03/03 06:58
  • An Artist of the Floating Worl...
  • 24,640원 (20%1,240)
  • 1989-09-19
  • : 21


문득 서가에 꽃혀있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 An Artist of the Floating World가 눈에 띄여 오래만에 다시 읽었다. 켄트대 철학과를 나온 일본계 영국인이 쓴 현대영소설이다. 초판은 1986년에 나왔는데 나는 대략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과 함께 서가에 꽃혀있는 책을 집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2013년에 한 번 더 읽고 remains of the day같은 그의 다른 책을 비로소 읽었다. 그리고 지금 읽었으니 13-14년꼴로 한 번씩 읽은 셈이다. 책은 변함이 없고 바뀐 것은 나 자신의 상태다. 처음 읽었을 때는 분위기가 오묘하고 처연하고 무언가를 그리워하다고 느꼈다. 첫 문단이 배배 꼬여있어서 풀어서 이해하는 것이 약간 어려웠다. 이때는 일본어를 못했다. 재독했을 때는 N3정도는 하는 수준이었기에 스기무라, 오노상, 켄지, 카와카미하는 한자명이 시각적으로 출력되고 혼쵸니 센세니 하는 일반명사도 마음 속에서 일본어로 그려볼 수 있었다. 책 자체에 대한 전반적 인상이 바뀐 것은 아닌데 That S V seem C 도치문과 일부 대화문이 일본어의 사고구조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저자의 일본계 백그라운드 때문인지, 혹은 내가 일말의 일본어를 해서인지 분간하지 못했고 다른 책 몇 권(다는 아니다)을 집어들고 철학적이고 사변적이고 관찰자적 느낌이 일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말번역본은 아직 읽지 못했다. 삼독한 지금은 일본원서를 대단하지는 않으나 어느정도 읽어 둔 상태라 일어원문의 감각과 정서를 이해하는 편인데 책에서 교포의 뿌리없음에 따른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선조의 땅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 새로운 문화적 토양에서 뿌리내린 이민2세가 조부세대를 상상한다. 유학생이 SNS를 보며 유년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랐으면 어땠을까 하며 있었을 법한 미래를 그려보는 듯도 하다. 이는 좋다 나쁘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 디아스포라만이 제공할 수 있는 유리된 감각이다. 파친코,코고나다감독,작은야수의땅도 동일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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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 가즈오 이시구로의 수상은 2013년이 아니라 2017년이다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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