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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미술관에서 외국어 공부하기
파더마더시스터브라더 개봉한 김에 뉴욕인디의 선구적 감독 짐 자무시의 영화 중 안 본 것을 찾아보고 있다. 새벽에 책을 읽고 아침 일찍 자주 가는 도서관 창가 근처 화분 옆 미디어자료 열람석에서 디비디를 대출해 하나씩 도장깨기한다. 80년대 작품인데도 블루레이로 제공되어서 화질이 나쁘지 않다. 넷플에서 패터슨은 봤었는데 초기작 중 안 본 것이 꽤 있다. 근 삼십년 동안 수평 패닝 연극적 대사 파스텔톤 대칭 구도라는 시그니쳐를 조탁하는 웨스 앤더슨처럼 짐 자무시도 사십년동안 자기만의 스타일을 일관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무해한 인물, 마일드하게 으르렁거리는 캐릭터들의 대화, 낯선 상황에 딱히 할말 없는 사람들의 말붙이기 시도, 할일 없이 방황하는 일상의 롱테이크, 로드 무비, 커피와 담배. 쏘다니는 일상이 구보씨의 일일같으며 홍상수가 짐 자무시 스타일로부터 참조한 점이 보인다.

영화학교 졸업작품이자 데뷔작 영원한 휴가에서
주인공 알리는 프랑스 로트레아몽(Lautréamont) 백작의
시집 말도롤(Maldoror)를 읽는 장면은
최재천의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에서 만득이가 김억의 프랑스 상징주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를 허리춤에 끼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시키는대로 따라하고 주어진 것만 배우던 좁은 세계에서 알을 깨고 나온 청년이 지적 세계가 확장되면서 있어보이는 현학적 책을 읽으며 중2병 허영을 부리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자유와 방황과 불안을 겪는 시기에 탐닉할법한 외국어로 된 낯선 문체와 단어의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기 영화와 문학에서 이런 책을 읽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캐릭터를 입체화한다.

이런 방황하는 구도자는 대개 부모 역할을 하는 이가 결여되어 있다. 영원한 휴가에서 엄마는 정신병원에 있고 천국보다낯선에선 영어 못하는 헝가리 고모다. 일본 라노벨 하늘에서떨어진유실물이나 쇼마이신지 꿈꾸는열다섯에서도 다양한 설정으로 부모가 드러나지 않게해 사회적 관습과 인연의 족쇄에서 뚝 끊겨 정처없이 쏘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감독은 무해하고 무목적적 방황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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