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올라 온 돌고래 유괴단 신세계 쓱 할인 행사 B급 병맛 광고다. 익히 아는 쿰쿰한 맛의 돌고래 유괴다 광고 시리즈는 5년 내내 다 봤고 가끔 찾아본다. 광고를 직접 찾게 하는 컨셉과 스토리의 힘이 있다.
이번엔 에이전트 S(소지섭 분) 데이비드 황(엄태구 분)을 쫓는 체이스 스릴러에 동선을 백화점 스벅 이마트 등 계열사로 설정했다. 클리어런스 행사, 뭐래는거야 꼼짝마키아토, 에스컬레이터 비비고녀와 마지막에 이어지는 장면이 재밌다.
1달 전 엄태구님 입금되셨습니다 광고에서처럼
허스키한 목소리에 차갑고 고독하고 선이 굵은 이미지의 엄태구 배우를
희희낙낙 병맛으로 톤다운할 때 느껴지는 재미가 있다.
이런 쾌감은 예컨대 귀족 등 제도권 권력층을 조롱하거나 해체해 현실권력을 풍자문학(satire)과 감각의 결이 같다.
볼테르의 캉디드나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몽테스키외같은 계몽주의 작가들의 소설, 혹은 로베스피에르 팸플릿, 마라(Marat)의 신문에서 보이는
혁명문학장르에서도 같은 하향식 디그레이드가 있다. 스탕달의 <적과 흑>,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 아니면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에서도 18-19세기 프랑스 귀족의 퇴폐적 생활과 위선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몰락을 낄낄깔깔 풍자한다.
풍자문학과 작화톤다운의 내용이 같은 게 아니라 사회적 모드 체인지가 같다.
옛 소설은 현실을 픽션의 세계로 심각성이나 관계성을 톤다운했고
광고와 웹툰에서는 연출과 작화에서 인물과 성격을 톤다운했다.


웹툰 <이세계검왕생존기>의 류한빈은 원래 상반시 근육이 다 잘 찢어진 모습인데(아라카와 히로무같이 근육그리는 걸 좋아하는 만화 변태인듯) 이를 톤다운하면서 펜선에 힘을 준 작화가 아니라 귀엽게 모드를 전환한다. <로그인 무림>의 처음이예요 은인 빌런 청풍도 마찬가지다.
https://page.kakao.com/content/54872059
이 광고에서도 선 굵은 두 배우의 스릴러 구도만 유지하고 성격표현, 연출구도만 톤다운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MCx4XR80E4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5:13에서 엄태구가 치고 가는 배우가 소지섭이 아닌 더블(스턴트) 티가 너무 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