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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미술관에서 외국어 공부하기

대삼원 리마스터링

大三元

1996 · 드라마/로맨스 · 홍콩

1시간 46분 · 15세


사랑이 많은 신부 중궈창(장국영)은

우연히 고리대금업자에게 쫓기는 바이쉐화(원영의)를 만나고

그녀와 친구들을 도우려다 함께 곤경에 빠지는데...




1. 4월 1일은 장국영의 기일로 1년에 1번은 홍콩 영화를 보겠다면 관람하기에 적절한 날이다. 배우의 죽음을 못된 만우절 조크로 생각했던 팬들이 큰 충격받은지 어언 2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를 마음 속으로 그리워하고 추모하며 영화를 관람한다. 메가박스에서 열혈청춘과 대삼원 리마스터링판이 개봉했다.
2. 마흔 살의 장국영의 모습에서는 강동원의 꾸러기 표정과 데뷔 초기 원빈의 순한 얼굴이 보인다.스물 다섯 살 원영이의 모습에서는 결혼식 때 표정없는 모습에서는 김태리, 발랄하고 웃긴 표정지을 때는 혜리가 겹쳐보인다.
3. 90년대 전성기 홍콩 영화의 영향력은 막강했고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이 방방곡곡에 있던 시절 시네필과 감독 지망생들은 홍콩 영화를 롤모델로 삼아 연출감각을 배웠다. 우리나라의 초기 경찰-조폭 영화는 거의 홍콩 영화를 모델로 했다고 무방하다. 처음에 긴장을 주기 위한 자동차추격신(30년이 지난 이제 와서 보면 효과음과 정지컷 편집에 들인 노력이 하나하나 읽힐정도다), 경찰 선배와 모자란 후배의 슬랩스틱 코미디, 경찰서장 꼰대를 등장시켜서 희화화시키는 타이밍, 만화적 캐리커쳐, 과장된 웃음, 180도 수평으로 팔을 흔들면서 달리는 장면 등 이젠 사실 클리셰라고 느껴질 정도다. 처음 이런 영화적 문법이 제시되었을 때는 창의적이고 신선했을 것이다.
홍콩 느와르 특유의 B급 감성이 있다. 발가락 사이 때를 비벼 냄새 맡는 컷, 도청기 잘못 설치하는 장면, 여자들의 대화를 잘못 오해하는 부분, 먼저 급발진한 차량을 달려서 잡아타는 신..충의당 중간보스와 신부가 대면하는 장면에서 나는 성프란체스코당이다 우리 형제는 홍콩에서만 10만, 세계적으로는 1억이 있다고 블러핑하는 코미디.봉준호도 이번 미키 17 시사회 때 발냄새 나는 B급 영화라고 했는데 이런 웃픈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었다. 봉준호도 이 세대다.

4.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넘나드는 낭만홍콩 번화가와 사창가를 배경으로 카톨릭 신부가 매춘부의 고해성사를 듣다가 그 4인방을 구원하는 소동이 얼개인 작품은 성과 속, 구원과 타락의 모순적 긴장,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는 순간을 시적으로 포착한다.
신앙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국영의 순결한 얼굴에는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의 불꽃이 내면에 이글거리는 듯한 이중성을 띠고 있다. 장국영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페르소나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신부로서의 정체성 또한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공식적이고 정직한 방법으로(사채가 아닌 1금융 대출) 사회 밑바닥의 여자들을 돕는다. 섬세한 눈빛과 절제된 몸짓에서 내면적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오직 여주인공만 그 모습을 포착하고 그에게 다가간다. 매춘부들은 각각의 개성이 강렬하다. 대사 하나하나가 극적이고 의상과 헤어스타일도 비현실적으로 화려하다. 반면 신부는 철저히 절제된 톤을 유지해서 이 대비 속에서 인물 간의 선명한 구도가 형성된다. 중간보스, 최종보스 공룡 같은 악역조차도 만화적이다. 작품의 발랄한 톤앤매너는 사랑이 죄악인지 혹은 진정한 구원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모든 갈등과 소동을 결혼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봉합한다.
5. 이명세 감독과의 연결점한국 감독들이 홍콩 영화를 보며 자라났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특히 이명세 감독의 핸드핼드 감각이나 과장된 제스쳐, 만화적 구도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B급 정서, 웃픈 상황, 오해를 통한 코미디, 감성적인 촬영 기법과 감각적 연출, 분명한 캐릭터구도 등., 붉고 푸른 네온빛이 교차하는 퓨쳐사이버펑크적 화면, 극적인 슬로모션, 계단 상승과 하강의 연출은 후에 형사: Duelist 같은 작품에서 이명세가 구현한 감각적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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