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국립 서양미술관 모네전
モネ 睡蓮のとき
2024年10月5日[土]-2025年2月11日[火・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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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휴 일단 나는 9시 40분부터 2시간 40분을 기다려 당일권을 사고, 1시간을 더 기다려 겨우 들어갔다. 마지막 며칠동안에는 9시까지 연장해서 전시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꾸역꾸역 3시간을 기다려서 줄을 서서 표를 샀다. 그 줄 서고 기다리는 문화에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있다. 모든 전시장은 순로, 라는 정해진 방향의 루트가 있다. 한국의 전시관은 그런 것 없다. 일련의 국가적 사건들로 인해 한국인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고, 각자도생이 시대정신이 되었다. 오징어게임은 정면으로 서바이벌 게임을 다루고 있고, 이미 20년 전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대유행했다. 유행하는 프로그램은 사회의 정서를 반영하고 사람들의 인정을 얻어서 더 인기를 얻고 그 인기는 다시 사람들의 인식을 강화한다. 한국은 서바이벌 사회라고, 시스템을 지키고 따르는 사람은 피를 보니까 알아서 우회해서 다녀야한다고. 전시장에서도 순로가 없다. 한국인들은 그냥 늑대형으로 알아서 여기저기 다닌다. 도로에서도 차선 끼어들기, 배달라이더들은 신호무시하기가 만연하다. 한국은 시스템을 파격한다. 파격한다는 점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도 있고, 처음 시스템을 깬 사람은 게임이론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득을 본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면 그때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더 큰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일본의 시스템 지키는 문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잘못된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미 시스템에 진입하면 한국처럼 이탈해버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마치 내가 줄에 서버린 순간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든 매몰비용이 아까워서든 계속 서서 기다리게 된 것처럼. 오후에 보니까 10시 처음 오픈때만큼의 어마무시한 줄은 아니었다. 반정도였다. 오후에 와서 줄 섰으면 못해도 1시간은 아꼈을 것이다. 오픈 때 일찍 온 새가 더 손해를 보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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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각적 분석
앞 문장과 마지막 2문장.
영어
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in one of the murals making up Tree Reflections in the Musée de l'Orangerie.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한글로 번역
갈래가 갈라진(버드나무의 부드럽고 S자 모양의 물 반사는 Musée de l'Orangerie의 Tree Reflections를 구성하는 벽화 중 하나의 중심 모티브입니다.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실루엣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3.
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in one of the murals making up Tree Reflections in the Musée de l'Orangerie.
갈래가 갈라진(forked, 포크처럼 갈라졌다는 뜻)
버드나무(weeping willow, 울다cry의 다른 표현으로 weep이 있다. willow만 해도 버드나무라는 뜻인데 왜 weeping을 더 붙였냐면 w로 시작하는 라임이 되기도 하고, 버드나무 가지에 물이 묻어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는 버드나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서양문학과 예술에서 버드나무는 눈물을 흐르는 나무로 상징되며 이와 같은 시각적 이미지를 차용해 고통, 회한, 상념과 같은 감정의 등가물로 여겨진다.
부드럽고 S자 모양이 반사된 물(실제로 나무가 아니라 나무가 반사된 물을 그리려했다는 점이 모네의 특징이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 마지막 엔딩에서 감독이 바라보는 시선을 지평선으로 설명하듯이, 모네의 수련을 보면 미술가가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모네의 그림이 누가봐도 예쁜 파스텔톤이라 받아들이기 쉬워서 그토록 각광받는 것이 아니다.
3.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실루엣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이 캡션을 읽고 다시 그림을 보면 나무의 실루엣도 보이고 그 실루엣은 모호하다고 이해하게 되고, 색깔은 밝고 어두운 파란색 두 가지 이상이 보이고, 사각형도 보이고, 거친 질감도 보인다.
4.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반짝이는 햇살을 shimmer이라고 표현한다. sun의 s와 라임을 맞춰서 shimmer을 쓴다. 이외에도 glitter같은 동의어도 있다. 그런데 그 shimmer sunlight이 어떻게 표현되었냐면(expressed)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sharp, vertical touches)라고 했다.
시각적 분석을 충실히 한 다음, 먼저 작품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표현한 다음 그 다음에 작가에 대한 추측이나 의의 나온다. 그 수직적인 터치의 의미가 무엇일까? 작가는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그것은 바로 백내장때문이다. 빛에 대한 갈증때문인 것이다. 이 설명의 관점이나 판단에 대해 동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작가는 그렇게 안 생각했을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이제 건전한 토론과 대화의 영역이다. 우선 시각적 분석을 충실히 한 다음, 그 다음 역사든 무엇이든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5. 똑같은 표현을 일본어로 다시 보면 이렇다.
1)
영:The gentle, S-shaped, watery reflection of a forked weeping willow is the central motif
한:갈래가 갈라진 버드나무의 부드럽고 S자 모양의 물 반사는 중심 모티프이다.
일:二股に分かれた枝垂れ柳の幹がかたちづくるゆるやかなS字刑の反映像は…中心的モティーフをなります。
한:두 갈래로 갈라진 버드나무의 줄기가 형성하는 완만한 S자형 반영(反映) 이미지는… 중심적인 모티프로 작용합니다.
二股(ふたまた) 후타마타는 二이+股고로, 넓적다리 고라는 한자지만 갈래를 표현하는 여러 한자 중 하나다. 영어에서는 포크처럼 갈라진이고, 일본어는 두 갈래의 '2'가 강조되었다.
枝垂れ柳の幹かたちづくる(しだれやなきのみき形作る) 가지가 늘어진 버드나무의 줄기가 만드는
ゆるやかな(緩やかな) gentle 완만하고 부드럽다는 뜻
S字刑の反映像 S자형=S-shaped의 반영상, reflection
영어를 읽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인식된다.
1) 부드럽고, S-자형의 물에 반사된 모습이 있는데
2) 그 모습은 바로 갈라진 버드나무이고
3) 그게 중심 모티브다.
일본어를 읽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인식된다.
1) 두 갈래로 갈라진 가지가 늘어진 버드나무가 있고
2) 그 줄기가 만드는 완만한, S자형
3) 물에 비친 모습이 있는데
4) 그게 중심 모티브다.
무엇을 먼저 인식할 것인지도 초점이 달라지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일본어의 표현이 영어보다는 조금 더 버드나무에 대한 풍부한 표현이 있고, 순서대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2)
영: The indistinct shapes of the silhouetted trees, rendered in tones of light and dark blue, occupy the center of the square-shaped, roughly textured composition
한: 밝은 파란색과 어두운 파란색 톤으로 표현된 나무 실루엣(실루엣화된 나무)의 모호한 모양은 사각형 모양의 거친 질감 구성의 중앙을 차지합니다.
일: 荒々しいマティエールをとどめた正方形の画面の中央に、青の明暗の調子で表された樹影の茫たる刑象が浮かび上がります。
한: 거친 마티에르를 담은 정사각형 화면의 중앙에, 파랑의 명암의 상태로 표현된 나무그림자의 주름진 형상이 떠오릅니다
영어는 우선 모습과 구성부터, 즉 대상과 오브제부터 확인한다. 자, 무엇이 있는가?
1) 불확실한 모습을 한 나무 실루엣이 있다.
2) 밝고 어두운 톤의 파란색으로 표현되었다.
3) 중간에서 사각형 모양을 차지하고 있고
4) 거친 질감의 구성이다.
일본어는 밖에서부터 안으로 들어간다.
1) 거친 마티에르를 담은 정사각형 화면이 있고
2) 그 중앙에, 파란 명암의 상태로 표현된
3) 나무 그림자(수영)의
4) 주름진 형상이 있다.
아울러 일본어는 떠오른다라고 조금 더 애니메이션적 동적인 느낌을 주었다. 두둥 하고 떠오르듯.
3-1) The shimmering sunlight that streams through the trees, expressed with sharp, vertical touches,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은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로 표현되어
垂直の鋭いタッチで表された木漏れ日のきらめきは、
<퍼펙트 데이즈>에서 말하는 코모레비다.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
영어는 먼저 반짝이는 햇살을 보고 그 햇살에 대한 묘사로 들어가는데
일본어는 수직적이고 날카로운 터치를 보고 그 터치를 문학적 표현으로 감싸안는다.
3-2) seems to convey the artist's thirst for light, at a time when he feared losing his sight to cataracts.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던 당시 작가의 빛에 대한 갈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百内障による失明の恐怖の只中にあった画家の光への渇望を伝えるかのようです。
6. 이렇게 읽고 나서 다시 그림을 보면
부드러운 동시에 거친 질감과 날카롭고 수직적인 터치도 보이고,
주름도 보이고 화면의 정사각형도 보이고 S자도 보이고
이러한 표현들이 어쩌면 모네의 백내장 때문에 이렇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게 한다.
7. 그림을 보는 방법은
우선 그림을 보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보고
캡션을 읽고 해답을 그림과 맞춰보고
외국어로도 서로 비교해보고
시각적 분석이 끝난 이후 평가와 의의를 맞춰본다음
그 다음 다시 그림을 보면서 캡션의 설명의 단어를 떠올리며 시각과 문자 사이를 유영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서야 미술사, 역사, 스토리가 들어오면 좋다.
작품 이전에 역사나 잡지식이 들어오는 것은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