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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지 않아도, 체리
  • 캐럴 쿠예치.고다드 페이턴
  • 12,600원 (10%700)
  • 2025-06-30
  • : 115

세상 모든 체리를 응원해!

캐럴 쿠예치 ‧ 페이턴 고다드 지음, 이계순 옮김 - 『말하지 않아도, 체리』(라임/청소년문학68)



 

무슨 말로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이제라도 당신들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함께 하겠다고 해야 할지. 내 생각, 내 말이 혹여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쉽사리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채러티와의 만남을 통해 반성도, 느낀 것도, 배운 것 많다는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 오늘도 자기 속도대로 열심히 걷고 있을 채러티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조심스럽게 문장을 적어본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김새와 성격, 모습 등을 한 사람들이 산다.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간다. 『말하지 않아도, 체리』 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에 닿는 것보다 어려운 바람 같은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종종 들려오는 타인을 위해 망설임 없이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었다는 소식, 그리고 뒤에 붙는 ‘세상은 아직 살 만 하다.’라는 문장이 개인적으로 힘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한다. 사회에는 약자들이 많다. 강자와 약자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수평이 되어야지, 수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힘의 균형이 맞지 않으니, 약자가 생기는 것이고 약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드물다. 누구나 약자의 입장이 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약자인 사람들은 강자가 되는 것, 아니 강자도 약자도 아닌 평범한 경계에 있는 것조차 꿈이 된다. 채러티처럼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그렇다. 솔직히 채러티 이야기를 들을수록 스스로 부끄러워져 책장을 넘기는 것이 죄를 짓는 기분이었다. 달시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가해를 가하거나, 동참하지 않았으나 방관자가 되어 내 멋대로 ‘채러티와 같은 아이들은 이럴 것이다’라고 단정 지었다. 나이에 비해 어린 지능을 갖고 있고, 일반 학교에서 우리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학창 시절에 ‘도움반’이라고 있었는데, 그 교실을 지나칠 때마다 힐끔 쳐다보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오르고 나니 너무 부끄러웠다. 그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게 없는데 말이다. 그저 몸이 불편하거나 말하는 것이 조금 느렸을 뿐인데. 왜 그때는 그것을 다른 게 아니라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을까? 나의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 그들에게 상처가 되고, 지금도 지워지지 않을 흉으로 남았을 것이다. 고백하자면 생각하지 못한다고,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고 그들을 대할 때부터 동정심을 가졌다. 나의 도움이 동정심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 그럼에도 나의 도움을 받았고 고맙다고 했다. 그때는 도움을 줬으니 감사 인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혼자 뿌듯해했다. 이마저도 그들에게 상처가 되는지도 모른 채. 어리다는 건 핑계다. 어려도 다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채러티는 열세 살인데 쉽지 않은 시간을 버텼다. 채러티의 끊임없는 도전과 용기가 대단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채러티는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낼 수 있었다. 세상이 채러티에게 잔인하게 굴었지만, 채러티는 보란 듯이 세상을 향해 보여줬다.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우리도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며 나의 가치는 내가 정한다는 것을. 채러티의 의지와 용기가 아주 큰 역할을 했지만, 채러티 곁에는 늘 지지하고 헌신하는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 애나 선생님과 실리아 선생님이 있었기에 불가능하다고 단정했던 것들을 이룰 수 있었다. 나도 채러티가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확신에 가깝다). 세상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세상에 많은 상처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채러티를 가르치려고 했다. 얼마나 어리석고 안일한 태도인가, 나는 채러티의 말과 행동에서 이런 나를 용서하는 채러티 모습을 봤다. 채러티는 매일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기 위해 싸우고 어렵게 손에 쥔 것들을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빼앗기고 나서 남는 공허함과 무력감, 분노를 느껴야 했다. 어쩜 세상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채러티가 학교를 가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하면서 세상이 원망스럽고, 달시와 같은 아이들과 불쾌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을 향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분노는 나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채러티는 수많은 위기와 싸움을 버티면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용서’라는 것을 할 줄 아는 단단한 아이였다. 엘비 이모를 용서하고, 전학 간 달시가 그곳에서 잘 지내길 진심으로 바라며 용서했다. 용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채러티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럽고, 용서가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 그리고 실천했다. 자기 마음대로 통제가 되지 않는 몸 때문에 자꾸 불리한 상황이 생기고, 주저앉을 때도 있었지만 채러티는 부모님과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이겨냈다. 이것이야말로 채러티가 말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닐까? 당연한 권리가 채러티에게는 매일 싸워도 얻어질까 말까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지워지지 않은 상처를 받는 것은 언제나 채러티였다. 채러티를 둘러싼 것들이 그녀를 억지로 어른스럽게, 그리고 그녀를 고통의 동굴에 가뒀다. 채러티의 단단함이 스스로 그녀를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비로소 누구나 보고 만질 수 있는 햇빛의 한 줄기에 닿게 되었다. 채러티로부터 느끼고 배운 것들이 많다. 이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나도 채러티처럼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나를 돌보며 노력해야겠다.


‘채러티와 같은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나와 다르다고 구분 짓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오랫동안 해봐야겠다. 채러티는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고, 임무 수행을 끝으로 더 많은 이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더 앞으로 나아갔다. 채러티의 앞으로의 삶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응원하며 지켜볼 것이다. 그동안 말하지 못하는 채러티를 생각하지 못한다고 제멋대로 단정하고 바라본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은 세상 모든 채러티를 응원하고 그들이 내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 목소리에 내 목소리를 더하는 것이다. 부끄러움과 반성, 용서를 알려준 채러티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앞으로 채러티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어려움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채러티는 두려워하지 않고, 보란 듯이 맞서서 이겨낼 것이다. 채러티는 단단하고 강인하며,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이 곁을 지킬 테니까. 마지막쯤에 채러티는 자신의 본모습 있는 그대로 자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얼마나 아름답고 눈부신 고백인가. 채러티의 고백에 마음 어딘가에서 물컹한 것이 올라와 목구멍에 턱-, 걸렸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희망을 놓을 수 없는 일을 채러티는 열세 살에 해냈고 나에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채러티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반대로 채러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채러티의 삶을 보고 내 삶이 더 낫다고 위로를 삼았던 나의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고 지질했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채러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자신다운 삶을 살아내며 누군가에게 긍정의 힘을 주는 영향력 있는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채러티가 걸어왔던 고통스러운 시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모든 체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버텨줘서 고맙다고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전한다.

『말하지 않아도, 체리』를 통해 세상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좋겠다. 지금은 세상이 다정한 ‘척’하고 있을 뿐이다. 진심으로 다정해졌으면 좋겠다. ‘인류에 대한 자비로운 사랑,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리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채러티가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고 단정했던 일들을 보란 듯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채러티처럼 인류에 대한 자비로운 사랑을 배우고 나눌 줄 알아야 하며, 온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니까.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소속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격렬한 싸움 끝에 겨우 얻어낸 아주 귀중한 것이니까. 내가 갖고 있다고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누리고 있는 당연한 것들에 한 번쯤은 감사함을 갖고, 당연한 것들을 갖지 못한 이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 함께 해야 한다. 그들에게 편견, 연민 없는 시선을 보낼 때, 그들을 진정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들이 말하는 ‘더불어 사는 세상’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우리의 진심에 반응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진심이었는지도 모르고. 그 세상에 언제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채러티와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세상은 반드시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 세상에서 아주 환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 서로 마주 보는 그날까지 세상 곳곳에서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귀를 기울이며, 세상과 끊임없이 부딪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날카로운 것도 계속 부딪치면 닳게 되어 있다. 닳고 나면 날카로웠던 때는 까마득하고, 둥글어진 모습으로 서로 다치지 않고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둥글어진다면 그건 다 세상 모든 체리와 그들과 함께 한 이들 덕분이다. 나도 체리 곁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이제라도. 더 이상 체리가 다치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체리가 환히 웃을 때 세상은 알록달록, 각자만의 색으로 가장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채러티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채러티를 만나지 않았다면 여전히 어리석고 부끄러운 생각과 태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사는 것과 용서가 무엇인지,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도 전혀 알지 못했는데, 채러티가 완벽하게 알려줬다. 그녀가 알려준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은 내 몫이다. 채러티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더불어 사는 삶과 용서하는 것, 단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것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일에 주눅 들었던 날들뿐이었다. 근데 오늘부터는 다를 것이다. 부끄러워해야 할 일에 부끄러움을 갖고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일에는 주눅 들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꿋꿋하게 밀고 나갈 것이다. 나의 모든 선택에 채러티는 지지해줄 것이다. 그녀의 응원을 받아서 나는 장애물과 정면으로 맞서고,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내가 될 것이다. 채러티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기대된다. 우리의 내면이 더 알차게 익을 때까지(단단해질 때까지) 채러티로부터 얻은 것을 잊지 않고 부지런히,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날들을 매일 상상하며,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라임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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