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열려 있는 꿀잠 선물 가게에 초대합니다! - 잃어버린 잠을 찾으세요! 얼른요!
박초은 장편소설,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토닥스토리)(창비)
꿀잠 선물 가게를 두 번째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은 어떤 가게인지 궁금해서 설렘만 가득했다면, 두 번째 방문은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지 떨림과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감이 들었다. 두 번째 방문이어도 설레고 떨리는 건 변함없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꿀잠 선물 가게는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함이 가게 곳곳에 스며 있었고, 오슬로와 자자도 다정했다. 내가 다시 방문할 때까지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어 줘서 고마웠다. 내가 고맙다고 말하면 오슬로와 자자는 ‘당연히 우리는 언제나 이 자리에 있을 테니 언제든지 와.’라고 말할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방문이 더 기다려지고 설렜던 것 같다.
첫 방문 때는 ‘꿀잠 선물 가게’가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너무 좋겠다고, 꿀잠 선물 가게가 많은 이에게 위로와 안식을 줄 공간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꿀잠 선물 가게는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손님들이 찾는 곳이니까. 꿀잠 선물 가게를 딱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파는 가게’로 좁게 생각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다시 찾은 꿀잠 선물 가게에서 오슬로와 자자와 함께 손님들을 만나고, 손님들의 불면을 일으키는 걱정과 고민, 불안 등을 함께 지켜보고 불면을 해결하기 위한 꿀잠 아이템을 고르면서 <꿀잠 선물 가게>에 대한 생각이 변했다. 불면을 해결하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한 것이다. 오슬로와 자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오슬로와 자자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꿀잠 선물 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꿈을 보는 일이 마냥 가볍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들이 느끼는 복합적인 무게가 내게 잘 느껴졌다. 누구나 한 번쯤은 했을, 그리고 하고 있고 느끼는 복합적인 고민과 걱정, 불안이니까. 손님 한 명 한 명 꿀잠 아이템을 다르게 추천할 수밖에 없는 에피소드들 속에서 수많은 나를 찾을 수 있었다. 나에게 다 필요한 꿀잠 아이템이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았는데, ’남달리’라는 남자아이의 에피소드가 기억 가장 위에 떠올랐다. 달리는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며, 자신의 하루하루를 사랑하는 아이다. 달리의 말과 행동은 추운 겨울을 버티고 싹을 탁- 틔운 새싹의 통통 튀는 싱그러움을 머금은 듯 사랑스럽고 귀엽다. 달리와 있으면 심심할 틈도 외로울 틈도 없을 것 같다. 달리의 긍정과 하루하루를 사랑하는 모습을 너무 닮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처음 하게 한 달리가 앞으로 보낼 하루하루, 그리고 그 하루들이 쌓여 만들어질 삶이 얼마나 눈부실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긍정의 자극이 되었다. 달리라면 앞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쳐도 달리답게, ‘남다르게‘, 지혜롭게 잘 헤쳐 나갈 거라는 확신이 든다. 달리는 잠을 자기 싫을 만큼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잠을 못 자는 것보다 안 자려는 달리의 의지가 강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건 좋지만 잠을 못 자는 건 한창 성장하고 있는 달리에게 좋지 않다. 오슬로와 자자는 달리의 불면 원인을 찾으면서 다른 손님들과 다른 귀여운 이유로 잠을 자지 못하는 달리를 귀여워한다. 그리고 달리에게 딱 맞는 꿀잠 아이템 ‘새싹 드림캐처’를 추천한다. 새싹 드림캐처는 달리 특유의 긍정으로 하루가 다르게 싱그러움을 한가득 머금은 잎들로 풍성해질 것이다. 현실만큼 꿈에서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말 대신 꿀잠 아이템 새싹 드림캐처를 통해 잠을 잘 자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 오슬로는 정말 ‘잠’과 ‘잠을 잘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슬로와 자자가 부럽다. 학창 시절에는 잠이 너무 많아서 생활이 불편했지만, 자기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일을 찾아 타인까지 도울 수 있다는 건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다. 우리는 흔히 잠은 죽어서 자야 한다고, 죽으면 원 없이 잘 수 있다는 말로 잠을 줄여야 함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그리고 잠이 부족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잠이 부족한 이유는 밤하늘을 수놓은 별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잠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잠을 쉽게 생각한다. 잠을 잘 자야 하루를 건강하고 균형 있게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잠과 거리를 둔다. 잠을 안 자는 경우도 많고, 잠을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불면의 탄생은 언제일까? 불면으로 힘들어하는 손님들의 이야기와 특별한 꿀잠 선물 가게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꿀잠 선물 가게>와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의 교집합, 가장 큰 우주를 보지 못했다. 바로 ‘잠’이다. 여러 의미로 잠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다. 잠을 자기 위해 꿀잠 선물 가게를 찾는다던가, 아니면 잠을 자고 싶은데 잠들지 못할 때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듣거나 가볍게 산책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다던가.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걱정과 고민, 불안을 줄이는 것이 아닐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오슬로를 찾아가는 것이다!) 잠을 이루지 못해 기나긴 밤을 짙은 한숨과 불편하고 복합적인 감정에 빠져 보내야 할 이들에게 ‘꿀잠 선물 가게’, 오슬로와 자자는 기나긴 밤을 함께 보내줄 든든한 존재다. 그러니 잠을 못 자는 날이면 망설이지 말고 꿀잠 선물 가게로 향했으면 좋겠다. 오슬로와 자자는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하고 폭신한 의자로 안내하며 꿀차를 건넬 것이다.
꿀잠 선물 가게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문지방이 닳아 없어질 것이다. 즉,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현실인가.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현실에서 여유는 찾아볼 수 없고 늘 뭔가에 쫓기듯 긴장 상태에 있는데 잠까지 제대로 자지 못하면 하루하루가 지옥이나 다름없다. 그 지옥에서 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도저히 나올 수 없어서 마지막을 생각하고 찾는 곳이 ‘꿀잠 선물 가게’이다. 현실에는 꿀잠 선물 가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없다. 정신의학과 전문의 도움으로 불면을 해결하기도 하지만, 처음에 들던 약은 나중에 적응이 되고 더 독한 약을 찾게 되면서 약에 기대게 된다. 전문의 도움도 마냥 좋게만 볼 수가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의지’를 갖고 극복하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오슬로와 자자가 바라는 것처럼 불면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단 한 명도 불면으로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다. 어째서 불면이 사라지길 바라는 것이 욕심이 되었는지 모르겠고, 안타깝다. 우리는 잠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오슬로와 자자는 잃어버린 잠을 찾아주기 위해 가게 곳곳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꿀잠 아이템을 만드는 데 시간과 정성, 마음을 한가득 쏟고, 손님들의 방문을 언제든지 환한 얼굴을 하고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오슬로와 자자의 다정하고 밝은 환영은 손님들의 걱정과 불안을 녹이는 데 한몫한다. 꿀잠 선물 가게를 방문한다면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손님들의 고민을 나눠 들어주는 오슬로와 자자는 꿀잠 선물 가게를 운영하고 손님들을 만나는 일을 아주 중요하고 특별한 일로 생각한다. 꿀잠 선물 가게를 애정하는 것은 오슬로와 자자뿐 만이 아닐 것이다. 방문한 손님들의 애정까지 더해져 날이 갈수록 꿀잠 선물 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세상 곳곳에 봄날의 햇살 같은 빛을 비출 것이다. 밤이 꼭 어두워야 할 필요 없다. 어두워서 빛을 만들어 비추는 게 현실 아닌가(밤길을 비추는 가로등처럼). 혼자 뜬눈으로 긴 밤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꿀잠 선물 가게 마스코트인 부엉이 자자와 꿀차의 스탬프를 꾸욱-, 눌러 찍은 초대장을 보낸다. 꿀잠 선물 가게는 언제나 활짝, 환하게 열려 있고 ‘잠’을 찾기 위해 가게로 향하는 무거운 걸음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결 가벼운 걸음으로 가게를 나서는 걸음들도.
『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고, 나만 겪는 걱정과 불안과 고민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고 있으며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과 각 에피소드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것들을 극복하는 손님들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나에게만 특별하게 주어지는 힘든 시간이 아님을, 이 시간을 함께 보내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 오슬로와 자자 그리고 박초은 작가님에게 고맙다. 하루가 고단한 날,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밤에 오슬로와 자자를 떠올릴 것이다. 첫 방문 이후, 며칠 동안 오슬로와 자자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독였다. 오슬로와 자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고, 힘들지만 웃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꿀잠 선물 가게’를 자주 찾을 것이다. 힘들 때만이 아니라, 오슬로와 자자를 종종 찾을 것이다. 둘에게 받은 다정한 힘을 다시 되돌려 주기 위해 말이다.
오늘도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가게를 찾은 손님들과 그들을 위해 열일하고 있을 오슬로와 자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오늘 밤은 어제보다 가볍게, 편안하게 잠에 들었으면 좋겠다(우리 모두). 그렇게 하루하루 잃어버린 나의 잠을 찾아 ‘나의 잠’이라는 거대한 퍼즐을 맞춰 내 방 벽면 한쪽에 걸어둘 것이다. 불면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고, 길을 잃고 떠돌아다니는 잠들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꿀잠 선물 가게의 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잃어버린 잠을 찾기 위해 용기 낸 손님들과 아주 오랜만에 가게를 찾은 나를 반갑게 맞아준 오슬로와 자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창비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 창비 : 너무 잘 읽었습니다. 글도, 그림도 최고였어요. 위로받고, 공감했습니다. 우리의 매일 밤이 오슬로와 자자의 다정한 마음이 닿아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꿀잠 선물 가게는 부지런히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겠죠? 박초은 작가님 덕분에 마음 한 칸에 저만의 ‘새싹 드림캐처’가 생겼어요. 새싹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부지런히 제 마음을 돌보며, 달리처럼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새싹 드림캐처가 풍성해지는 날에 오슬로와 자자를 위한 고소하고 달달한 쿠키를 준비해서 꿀잠 선물 가게에 들르겠습니다. 특별한 가게를 선물해 준 박초은 작가님과 가게와 아이템, 오슬로와 자자를 완벽하게 그려주신 모차 작가님, 그리고 꿀잠 선물 가게 두 번째 방문의 기회를 준 창비 출판사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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