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그만.
권제훈 장편소설, 『테트리스 부부』(자음과모음)
너무 현실적이라서 불편했달까. 숨이 턱- 막혔다. 어릴 때부터 나는 비혼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 전부터 비혼주의를 선언했다. 클수록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고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하게 되니 ‘모든 게 다른 상대와 함께 가정을 꾸려 흔히 말하는 평생을 약속하는 결혼 생활’에 대한 나름 갖고 있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순간들이 완전히 파바박- 산산조각 부서졌다. 비혼주의에 대해 아는 게 없을 때부터 비혼주의를 당당하게 선언하고 다녔던 내가 꽤 똑똑하게 느껴진다. 나이에 비해 세상의 물정을 일찍이 알아버린 내게 결혼 생활의 속사정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리고 결혼 생활 속사정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게 현실 아닌가. 부모님, 친척들, 심지어 한 집 건너 부부만 봐도 결혼 생활이 매일 전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 생활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을 수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결혼에 대한 환상은 부모님을 보고 가진 것이 아니다. 한창 드라마에 빠져 살 때 가졌다. 드라마에서 결혼 생활은 어찌 되었든 대부분 위기를 극복하고, 그 극복으로 사랑이 더 단단해져 절대 깨지지 않는 사랑을 맹세하면서 행복한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정말 드라마라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그런 사랑이 있겠지만 열 손가락을 채우긴 어려울 것이다.
『테트리스 부부』는 ‘강지웅’과 ‘한민서’ 두 인물의 입장으로 챕터를 나눠 진행된다. 남자, 남편 ‘강지웅’의 입장에서 보는 결혼 생활은 현실적인 지옥을 보는 것 같다. 아이가 없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듯한, 아내지만 아이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아내와 함께 사는 그가 짠하게 느껴지면서도 ‘한민서’라는 여자를 모르고 결혼한 것도 아니고 그의 선택이니까, 그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의 생활이 너무 무거워 보이고, 하루빨리 탈출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그의 선택에 대한 강지웅 본인이 아닌 제3의 인물인 내가 갖는 안쓰러움이다. 이혼을 권유하게 하고 싶은 부부를 많이 봤지만, 소설에서조차 권유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강지웅은 성실, 근면, 정직 아이콘으로 부지런하고 우리가 흔히 평범한 일상을 산다고 하는 사람 부류에 속한 인물이다. 세상은 부지런한 사람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선물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이벤트가 매일 일어난다. 아내 한민서가 곧 거대한 이벤트다. 그는 아내가 하고 싶은 일, 하려는 일, 사고 싶은 등 마음대로 할 수 있게 그냥 둔다.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도, 멈출 사람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끌려 다닌다(그는 끌려다니는 스타일이 맞는 것 같다). 내가 그였다면, 참을 ‘인’ 세 번을 새기기 전에 장인어른한테 엎어치기를 수백 번 당한다고 해도 이혼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말로 타이르거나 화를 내도 들어먹지 않으니, 곁을 떠나는 게 본인을 위해 나은 선택이니까. 아이도 이렇게까지는 말을 안 듣지는 않을 것이다. 뭐든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내를 데리고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라고 남편에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남편이 많이 참고 물러서고, 배려하는 건 확실하다. 아내도 그걸 알고 더 제멋대로 구는 걸지도 모른다. 한민서와는 다른 결이지만 엄마와 한민서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점에서 아빠의 고충에서부터 나오는 짙은 한숨과 이마의 주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금방이라도 방문을 열어젖히고 뭐가 웃기냐며 같이 보자고 엄마가 다가올 것 같아 혼자 있는 방을 괜히 두리번거린다.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결혼 생활, 부부 생활의 적나라한 면을 알게 되니까 ‘결혼제도’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 같다. 행복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줄어든다는데 혼자일 때보다 둘일 때 더 불행한 건 뭘까? 다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결혼이 언제부턴가 의무가 되거나, 기피 대상이 되었는지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지만 그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솔직히 결혼하고 싶은 시대를 살고 있는 건 아니다. 결혼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건 맞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결혼 시기가 되면 부모님과 부딪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생각의 차이 때문이다. 부모님 세대와는 많이 달라진 요즘 세대를 부모님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를 낳아 기르기에 더 좋은 세상이라고 속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만 반복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옛날에는 단칸방에서 7남매를 낳아 길렀으니까.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살기 편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의 범위와 깊이가 넓어지고 깊어졌다. 지금도 하루에 수십 번 결혼이나 임신과 관련해 부모와 다투는 부부들이 많을 것이다. 내 일은 아니지만(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능력이 된다면 혼자 살라고 하신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근데 나를 닮은 자식이 궁금하다는 말을 덧붙이는 걸 보면 혼자 살라는 말이 100퍼센트 진심은 아닌 것 같다), 상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한 공간에서 함께 하고 싶고, 상대를 닮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 아이가 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결혼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적인 것들을 반영하니 그 행복을 갖기 위해서는 ‘희생’해야 할 것이 많았다. 희생이라는 표현이 그렇지만, 희생 말고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종이에 ‘결혼’이라는 단어를 쓰고 주변에 가지를 쳐서 적다 보니 비어 있던 종이가 가득 채워졌다. 내 글씨가 징그럽게 보이긴 처음이다. 글씨들이 꼼지락, 움직이더니 형체를 갖춰 각 상황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결혼할 생각도 없으면서 ‘결혼하게 되면’이라는 가정을 하면서 종이에 끄적이는 내 모습이 웃프다. 20대 후반이라서 그런지 종종 결혼이 불쑥- 하고 고개를 내민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종이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지만, 시선은 쓰레기통을 향하고, 마음이 소란스럽다. 소란스러운 마음을 한 번에 표현하는 것은 길고 짙은 한숨이다. 한숨 끝에는 구겨진 종이에 머문 시선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강지웅의 입장에서 한민서의 입장으로 넘어갈 때는 아이 같은 그녀의 입장에 혀만 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같은 여자이지만 한민서의 생각과 행동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철없는 사람이 너무 싫다. 철없이 구는 건, 부모의 울타리 안에 있을 때 허용되는 것이니까. 어른이 되었고, 결혼까지 해서 함께 할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상대가 있는데도 제멋대로 구는 것을 보고 있는 건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온 힘을 다해 막고 있는 목구멍 앞까지 올라온 욕을 내뱉고 싶을 만큼 그녀가 남편 강지웅에게 한 행동이나 무책임하고 제멋대로 결혼 생활을 편하게 하는 것에 불쾌함을 느꼈다. 결혼은 서로가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맞춰 나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쪽만 배려하는 결혼 생활은 끝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한민서는 제멋대로 모든 것을 한다.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이 나쁜 것은 아니나, 그것도 때와 장소 그리고 본인의 상황에 맞아야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생각을 많이 하기 보다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한민서의 태도가 부럽기는 하지만, 나라면 더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뒤 재지 않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그녀의 태도는 나와 정반대 스타일이라서 그런지 그녀에 대해 하고 싶은 좋지 않은 말이 속에 쌓이기에 충분했다. 나는 강지웅과 닮았다. 성실, 근면, 정직 그리고 안정적이고 미래를 위해 아끼고 대비하는 스타일. 한민서와 같은 사람과는 어울리길 꺼릴 정도로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 솔직히 말하면 두렵다. 그래서 굳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거나 도전할 용기를 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정해진 틀 안에서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아직 해보지 않은 경험들이 많다. 그녀가 변하는 걸 바라지도 않았다. 변할 사람이 아닐 만큼 막무가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 강지웅의 비뇨기과 사건 이후, 민서처럼 변하기 시작한 강지웅을 보고 점점 철들어 가는 민서를 보고, 안 변한다고 확신한 내 마음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미안했다. 그녀 또한 자신이 바뀔지 몰랐을 것이다. 마음대로 노출을 감행한 영상을 찍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올려도 당당하던 그녀는 본인과 상의 없이 1,000만원 대의 자전거를 구입하고, 함께 유튜브를 찍어 올리자며 적극적으로 촬영하고 편집해서 부지런히 올리는 강지웅을 보고 현타를 세게 받았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강지웅이 본인 때문에 힘들었던 부분을 하나씩 느끼는 것이다. 사람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상대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처음에는 웅이가 민서에게 ‘너도 한번 당해봐라.’라는 마음으로 일부러 그러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늘 참고, 포기하며 살아왔고 그것이 편했던 웅이는 결혼마저도 민서가 하자고 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웅에게 민서는 행복인지 불행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사랑해서 결혼했겠지만, 민서 때문에 마음고생한 웅이를 생각하면 행복보다 1-2%는 불행에 더 기울어져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저울은 언제든 균형을 맞추거나 행복으로 많이 기울 수도 있다. 아마 앞으로 둘이 어떻게 서로를 배려하고 걸음을 맞춰 살아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뇨기과 사건이 웅이의 삶에서 민서 이후에 가장 충격적인 이벤트였고, 그것이 웅이가 포기 대신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열정을 보이는 계기가 된 건 좋았다. 수동적인 웅이가 사실은 ‘적극성과 창의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던 비뇨기과 사건은 다시 생각해도 안타깝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서가 현실을 보기 시작할 때, 웅이가 현실이 아닌, 꿈꾸는 세계에 갇히기 시작하는 건 아닐지 걱정되었다. 이 둘은 정말 서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살다 보면 닮는다고, 맞춰 가는 거라고 하지만 같이 가기보다 서로 정반대의 길을 가는 느낌이랄까. 언제 끝을 내도, 누가 끝을 내도(솔직히 웅이가 끝을 내는 쪽이 더 현실적인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젠 막무가내 부부 느낌이었다. 테트리스는 서로 딱 끼워 맞춰지면 쌓이지 않게 아래가 사라지는데, 강지웅과 한민서는 자꾸 쌓이는 느낌이랄까. 다행히 넘겨야 할 책장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둘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것 같기는 했다. 둘의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연애하는 커플 말고 진짜 부부처럼 살아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무조건 우리가 흔히 부부라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부부가 될 필요는 없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부부의 모습 또한 이제는 불필요한 것 같다. 자녀를 가지지 않는다고 선언한 딩크족이기는 하나, 세상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아이를 가질 생각이 전혀 없던 민서가 아랫집 쌍둥이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하고, 난자를 얼려 놓을 생각을 하는 것으로 봐서는 이 둘에게 진짜 부부의 모습이 기대된다. 부부지만 진짜 부부가,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둘이 살기도 벅찬데 아이까지 생긴다면, 생각만 해도 머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완벽한 준비는 없다지만 어느 정도 준비는 되어 있어야 뭐가 되든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웅과 민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한 과정에서 ‘뭐라도 터지지 않으면 살 수 없기에’ 이것저것 제 멋대로 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극한 부부 투쟁기를 겪는 중이다. 웅과 민서 같은 부부가 세상에 얼마나 될지 상상하다가 대부분 그럴 것 같아서 웃음이 난다. 남들 못지않게 살기 위해 오늘도 아등바등 열심히 살고 있는, 살기 힘든 시대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젊은 부부에게 이 책이 분명 현실적으로 팩트 폭탄을 여러 개 날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풉- 하고 싱거운 웃음을 흘릴 수 있고 현실적인 위로를 받음으로써 사람 사는 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타임머신이 있다면, 부모님이 나를 낳기 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 읽어보라고 권하면 현실 웃음을 터뜨리며, 당신보다 너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라고 내쪽으로 책을 밀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 죽으면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그만’이다. 한 판의 게임이 끝났을 뿐, 게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웅과 민서는 행복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면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살 것이다. ‘행복’을 찾는 그들만의 방식이 꽤 괜찮은 것 같다. 그러다 정말 행복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행복한 삶은 모두가 바라는 삶이다.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든 상관없다. 그 삶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삶도 자신의 삶이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삶도 자신의 삶이다. 지난 삶은 진 게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다. 게임 시작을 누를지 말지는 본인 선택이다. 테트리스가 맞춰지지 않아 쌓여도 상관없다. ‘GAME OVER’라고 뜨면 우리는 ‘게임 시작’을 누르고, 전과 같은 실수 대신 차근차근 내려오는 테트리스를 끼워 맞춰 한 줄씩 없애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테트리스 게임과는 다르게 하루하루가 쌓여 틈을 찾아볼 수 없는 자신만의 특별한 삶이라는 걸작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삶을 사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혼자 또는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더 많을 수도) 걸작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손가락을 움직이고, 쉼 없이 다리를 움직여 앞으로 나아간다. 잊지 말자, 혼자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지만 힘들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다, 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니까 언제든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그만이다. 웅과 민서의 새로운 시작, 모든 부부의 극한 투쟁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미래의 내가 혼자일지, 부부일지, 한 아이의 엄마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을 떠올리며 웃을 날이 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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