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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
  • 류슈즈
  • 16,200원 (10%900)
  • 2025-05-13
  • : 995

한 번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시기, 그리고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

류슈즈, 『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싱글 라이프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미래의창)

 


이제 곧 노년기에 접어들 부모님을 위해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가끔 ‘나는 죽음과 가까워지고, 너희는 화사한 삶이 열리는 중이다.’라고 한다. 그 말이 꼭 생각지 못한 쓴맛을 본 느낌이다. 엄마 아빠가 늘 젊은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어린 내가 바라는 바람일 뿐이었고, 늙어가는 건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내 삶을 꾸려 나가기 시작하면, 부모님은 주변을 천천히 정리하며 비어 가는 공간으로부터 생기는 공허함을 달래는 방법을 찾느라 귀한 시간을 낭비한다.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부모님이 노년을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어 이 책을 진심을 다해 읽었다. 읽을수록 부모님만을 위해 읽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류슈즈 작가님이 대단했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멋진 삶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으니까. 그런 삶을 살기까지 그녀가 겪고 쌓아야 했을 경험과 시간의 깊이와 넓이를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그녀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고, 이 책이 그런 삶을 사는데 조금이라도 길잡이가 되어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깊이 바랐다. 이 책을 만난 건 ‘미래의 나’의 행운이 일찍 내게 닿은 것이다.


그녀가 ‘노년을 준비하는 방법’과 ‘혼자 사는 연습’에 대해 말하는 건 하나같이 당연해서 우리가 쉽게 잊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들이었다. 작은 것에서부터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노년 싱글 라이프를 준비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준비하고 부딪치면서 경험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많이 쌓인다. 그리고, 정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류슈즈의 편안한 목소리로 듣는 듯 한 문장을 계속 읽으면서 짧지만은 않은 생애 주기 중에 ‘노년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삶과 죽음을 내 마음대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살다가 생을 잘 마무리할지는 내 선택에 달렸다는 점에서 삶보다 죽음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노년기는 죽음과 가깝고, 병치레가 잦아 병원과 의사를 친구처럼 둬야 하며 체력을 유지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나이가 들수록 타인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불편함과 씁쓸함,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하나둘 곁을 떠나는 이들과 많아진 혼자 있는 시간을 무언가로 채워야 한다. 젊었을 때는 일하느라 못했거나 나중에, 라며 미뤄뒀던 하고 싶은 일이나 각자 사는 바빠서 연락하지 못하고 지냈던 친구들과의 오랜만에 안부를 물으며 약속을 잡는 만남, 집 근처를 가벼운 차림으로 여유롭게 걷고 또 걷는 시간 등 다양한 활동으로 ‘시들어 간다고 생각하는 그 시기’에 스스로 선명한 색을 입히는 것이다. 그 색을 입히는 것은 본인만 할 수 있으며, 건강한 생각이 가능해야 색과 붓을 골라서 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류슈즈)는 엄마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액티브 시니어’의 삶을 제대로 보여준 그녀가 누군가의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매력적인 삶을 사는 것이 멋졌다. 그에 반해 아직 노년기에 접어들지 않았지만, 노년기와 가까워지는 엄마는 현재 흐린 날들을 보내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이 더 쳐지고 우울한 하루하루를(엄마라고 이런 날들을 보내고 싶을까). 엄마를 보면, 자신이 살아온 삶에 후회만 하는 중이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후회가 아니라 과거에 완전히 묶여 가라앉는 하루하루로 한 번뿐인 오늘을 보내고 있다. 그곳에서 나오는 건 본인 몫이다. 남편이, 자식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엄마가 우리 삼남매가 성인이 되고 밖에 나가 생활하면서 우리를 돌보는 일에서 자유로워졌지만, 몸과 마음의 변화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적응할 생각도, 의지도 없다(가장 심각한 문제점이다). 우리의 젊음이 부러움, 후회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의 젊음이 엄마에게는 엄마의 젊음을 앗아간 결과라고 우리가 느끼게끔 당신의 자연스러운 늙어가는 과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처음에는 늙고 있다는 사실, 즉 노화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몸 곳곳이 아프고 탱탱했던 피부가 탄력을 잃고, 모래가 손가락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하나둘씩 당신을 떠나는 게 많아지는 등 스스로 시들어 간다는 순간순간 느끼고, 우울과 공허함 그리고 슬픔에 빠지는 건 이해할 수 있다(이해보다는 노화가 무엇인지 안다고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노년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는 점에서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지치고, 엄마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엄마와 다르지 않게 노년이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변을 탓하며 후회만 한 채 멋지게 살 수 있는 노년의 수많은 선택지를 구겨 버릴 것 같아서 두렵다. 엄마한테 류슈즈 작가의 이야기를 해도 될지, 나중에 ‘그 사람이랑 나는 시작점이 애초에 다르지 않냐.’와 같은 독 묻은 원망의 화살로 인해 회복이 어려운 상처가 생길 것 같아서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 책을 선물한다고 해도 내 진심이 왜곡되어 전달될 거라는 걱정이 앞선다.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꼭, 엄마의 노년이 덜 아프길 바라는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처음으로 ‘노년의 나’를 그려보고 싶었다. 한 번도 노년의 나를 떠올린 적 없다. 굵고 짧게 살다 가면 그거야말로 생을 잘 살았다고 생각했다. 삶에 미련이 없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삶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포기하려고 했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이라는 점에서 앞일은 정말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머릿속에 그려본 노년의 나는 뭔가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한껏 움츠러든 모습이랄까. 상상일 뿐인데, 화가 나고 두려웠다(엄마가 현재 느끼는 감정이 이런 걸까?). ‘노년을 저렇게 보낼 수 없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그녀의 삶을 어설프게나마 흉내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하나씩 따라 하다가 나의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사실 알고 있다. 내가 귀찮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들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소한 일들이 일상을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깨달았다. 깨달음으로만 끝나지 않고, 부디 내가 몸과 마음에 새겨 실천에 옮기길 바란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이뤄낸 가장 큰 성과인 편리함과 발전으로 ‘건강한 노년의 삶’은 모두에게 과제가 되었다. 건강이 0순위가 되어야 하며, 노년이라고 해서 건강한 삶을 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건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이나 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싱글 라이프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 준비해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필수적이지만 나처럼 아직 결혼도 하지 않고, 흔히 ‘한창 좋을 때다.’라고 하는 20대에게 요점만 뽑아 묶어둔 <족집게 요점 노트>로써 필수적인 삶의 부교재가 되어줄 것이다. 이 교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본인 선택에 달려 있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가본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건 감사한 일이다. 조언이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워서 좋았다. 나는 이 책을 적극적으로, 노년의 나를 위해, 내일의 나를 위해 유용하게 쓸 것이다. 노년이 아니라도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모든 생애 주기애 주석으로 달아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나처럼 어쩌다 이 책을 만나게 된 이들, 혹은 혼자 사는 연습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수한 갈림길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외로움과 두려움을 없애고 함께 할 동료 혹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의 첫 장을 넘겼다면, 건강한 삶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변화가 두려울 수 있지만, 그 두려움으로 인해 지난날을 후회로 물들이고 현재를 불안에 떨며 미래를 암흑으로 만들지 않길 바란다(★나에게 하고 싶은 말).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싱글 라이프라면, 겁나는 게 없이 무조건 들이받았던 20대를 떠올리면서 그때와는 다른 단단해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벅찬 설렘과 감동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때와 달리, 깊고 넓은 경험과 시간이 축적되었으니 더 짜릿한 모험이 될 것이다. 모두 건강한 삶을 목표로, 자기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귀하게 여기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긍정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날들로 가꿔나가길 바란다. 언젠간 이 책을 읽었던 나를 떠올리며, 그녀에게 고마워하는 노년의 나를 상상하며 이만 마침표를 찍는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미래의창’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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