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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지 할머니
  • 강인숙.전승배
  • 15,120원 (10%840)
  • 2025-04-28
  • : 12,560

‘할머니의 사랑’

강인숙 ․ 전승배, 『건전지 할머니』(창비)(건전지 가족 시리즈 3번째 이야기)

 


건전지 가족 시리즈 3번째 작품인 『건전지 할머니』는 ‘세상 모든 할머니에게는 힘찬 에너지를, 어린이에게는 할머니와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라는 부부 작가님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건전지 가족 시리즈 중, 처음으로 만난 작품이라서 서평단 모집한다고 했을 때 너무 읽고 싶기도 했고, 건전지 가족 시리즈가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는 그림책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닿아서 ‘건전지 할머니’를 만났다! 읽기 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건전지 가족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없이 지낸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사랑이 수학 문제의 답처럼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사랑만큼 조부모님의 사랑은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랑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어서 주변에서 그 사랑을 받는 상황을 볼 때면 어색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순간도 있다. 조부모님의 사랑이 한 번도 부러웠던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조부모님이 계셨다면.’이라고 가정을 붙이던 때가 있었다. 특히 방학이나 명절 때 그 가정이 선명해졌다. 친구들은 방학이나 명절 때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간다고 들떠있었지만 나는 그 들뜸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부모님의 사랑이 부러웠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조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생각도 부러움도 서서히 사라졌다. 아주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우리를 예뻐했을 거라고, 뭐가 급해서 이 좋은 세상을 일찍 떠났는지 모르겠다는 엄마의 말에 씁쓸하게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다. 여전히 그 사랑에 대한 나의 정의를 내릴 수 없고, 느낄 수 없지만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 불씨를 붙였다.


건전지 가족 시리즈 3번째 이야기는 ‘할머니’다! 할머니의 이미지는 늘 챙겨주고, 잘해도 잘했다고 토닥여주는 모습이다. 봄날의 햇살보다 더 따뜻한 할머니가 조건 없이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받는 손주들의 모습은 초록빛의 싱그러움을 가득 머금은 나무 같다. 사랑이 주는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사랑이 세상을 구하고 지킨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하다. 사랑이 없는 곳은 빛이 없고 메마른 땅과 같다. 이런 땅에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사랑이 부족하거나 없는 것을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


마을을 이끄는 이장이자 운동을 좋아하는 동구 할머니와 그 곁에서 부지런히 일상을 살아가는 건전지 할머니의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다정하고 씩씩한 두 할머니의 손주를 향한 사랑을 담고 있다. 사랑 앞에서는 평범하다는 말이 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세상에 평범한 사랑은 없다. 하지만 평범하다고 말하는 게 어울리달까? 할머니와 함께 있는 동구는 언제 어디서나 사랑을 받고 있다. 아기 멧돼지를 따라 숲으로 들어간 동구는 엄마 멧돼지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처한다. 그때 동구 할머니와 건전지 할머니의 망설임 없는 사랑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난다. 아찔한 순간에 할머니의 등장은 그 어떤 히어로의 등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멋졌다. 손주를 지키겠다는 마음, 손주를 향한 사랑으로 망설임 없이 위험한 상황에 뛰어드는 할머니의 모습에 ‘사랑이 이런 걸까? 사랑은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던지고 보는 걸까?’ 싶었다. 그러다가 앞서 말한 부모님의 사랑과 차이가 있다고 한 내 말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가 아니라,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고. 두 할머니의 재빠른 반응과 호흡으로 무사히 할머니와 집으로 돌아온 동구는 이날을, 할머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빠짐없이 기억할 것이다. 할머니와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당연하게 생각했던 할머니와의 시간이 소중하고 특별했다는 것을 그 시간의 기억이 선명해져 종종 생각날 때마다 느낄 것이다. 할머니의 다정하고 무한한 사랑이라는 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동구가 부럽고, 동구의 세상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할머니가 동구 곁에 있는 한. 아니, 할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동구를 지킬 것이다.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란 동구가 만들어갈 세상이, 동구의 곁에서 부지런히 일상을 살아갈 동구 건전지의 삶이 무지갯빛을 하고 쉽게 틈이 생기거나 꺾이지 않을 단단함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세상은 사랑과 돌봄에서 가장 먼저 결정된다. 동구 할머니는 동구의 세상에 건전지 교체가 필요 없는 절대 꺼지지 않는 전구를 달아줬다. 동구는 아직 어려서 할머니의 사랑이 그저 좋기만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과 마음의 넓이와 깊이가 달라지면 할머니의 사랑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할머니의 사랑을 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받은 사랑으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는 삶이 무엇인지 배우고 사랑의 힘이 무엇을 변화시키며, 동구 자신만의 다양한 사랑을 찾게 될 것이다. 두 할머니의 아낌 없는 사랑으로 동구와 건전지 손주들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중이다. 가장 씩씩한 할머니의 모습 자체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씩씩한 할머니가 보여주는 세상은 곧 손주들에게 들뜸으로 가득하고 심심할 틈이 없는 놀이공원과 같다. 그 세상에서 모든 아이와 할머니들이 행복만 했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은 힘찬 에너지를! 아이들에게는 할머니와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세상에 나온 이 그림책이 세상 모든 할머니와 아이들에게 부부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잘 닿았으면 좋겠다. 이 그림책을 만나고 나면 마음에 여러 계절이 찾아올 것이다, 봄바람과 시원한 그늘 그리고 붉게 물든 낙엽과 뽀옥뽀옥- 소리 내는 눈송이가 함께 말이다. 예전과 다르게 가족의 유형이 다양해진 만큼 가족 안에 ‘거리’가 생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건전지 가족 시리즈, ‘할머니’의 사랑을 통해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세상이 변하면서 가족 그리고 사랑의 모양과 색, 의미가 변하는 건 당연하지만 가족과 사랑의 근본은 잊거나 잃지 않길 바란다. 근본을 잊거나 잃는 건 알맹이 없이 껍데기만 있는 거니까. 건전지 가족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나름 찾은 것 같다. 앞으로 나올 건전지 가족 시리즈가 기대된다. 이 시리즈로 가족과 사랑의 의미가 선명해지고, 세상 곳곳을 밝힌다면 건전지 가족이 집안 어딘가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아주 소중하고 특별한 장면을 누구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선가 건전지 가족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내 마음 혹은 내 방 어딘가인 것 같다. 건전지 가족은 우리 가족이 더 단단해질 수 있게 열일하고 있다. 그 열일에 보답하듯 오늘도 우리 가족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중이다!


<가정의 달> 5월에 읽고, 선물로 주고받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5월에는 모두 <건전지 가족 시리즈>하자!



 

◎ 이 그림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창비>에서 받았습니다:D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제게도 건전지 할머니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몽글몽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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