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이제 그만 멈춰!’
제성은 글 ․ 주성희 그림, 『최애의 소문』 (푸른숲주니어)
‘가짜뉴스’와 ‘아이돌’, ‘최애’, ‘덕질’ 키워드만 보고, 이 책을 내가 읽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하리와 주리, 수빈이의 덕질하는 모습이 꼭 내가 덕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최애의 소문』은 아이돌 덕질을 해본 사람, 하고 있는 사람, 관심과 덕질의 애매한 경계선 위에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 아주 재밌고, 같이 분노하고, 공감할 수 있다. 아이돌 그룹 비프롬씨의 황금 막내 ‘최유민’을 덕질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폰좀비 아씨를 만나면서도 덕질을 멈추지 못하는 하리와 친구 수빈, 언니 주리, 유민의 늦둥이 동생 주원이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는 유민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유민의 가짜뉴스는 계속 퍼지고 살이 붙는데,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무성한 소문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유민을 향한 복합적인 하리를 포함한 유민의 팬들 감정, 절대 그럴 리 없을 거라는 믿음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는 지점,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함께 적극적으로 가짜뉴스의 허점을 찾고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를 좋아하고 응원하고, 마음과 시간을 쏟는 일’이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점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하리가 느끼는 기분, 감정은 덕질을 해본 사람이라면, 덕질을 하는 사람이라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리의 이야기를 들려준 제성은 작가님도 누군가를 덕질했고, 덕질하는 동안(현재 진행 중일 수도 있고! 그렇다면 누굴 덕질하시는지 너무 궁금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어떻게 쓰게 되셨는지 너무 너무 궁금하다!) 덕질하는 아이돌의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라서 ‘가짜뉴스’의 심각성이 확- 와닿았다. ‘가짜뉴스’는 전부터 공인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하나의 (악의적인) 수단이었다.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이 되고, 사실처럼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굴리고 굴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이미지와 인기로 자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자리 잡아야 하는 공인에게 ‘가짜뉴스’는 치명적이고, 잔인하다. 물론 가짜뉴스가 사실을 바탕으로 떠돌다가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한다(아니라는 믿음이 굳건했고, 당사자도 아니라고 여러 번 부인했지만 결국 가짜뉴스가 사실이 될 때 느끼는 배신감과 허무함은 말로 설명이 안 된다). 하지만 대부분 가짜뉴스는 가짜일 뿐이고, 가짜뉴스로 인해 이미지 추락은 물론, 그로 인한 경제적 ․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 입고,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당사자만큼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그것으로 조회수를 올리고 관심을 단번에 받는 수많은 ‘사이버 레커’에 대한 처벌은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유포자가 직접 느끼고 진심으로 반성하게 만들기에는 매우 약하다. 솜방망이 처벌은 유포자에게 또다시 가십거리로 떠들 명분을 줄 뿐이고, 가짜뉴스 피해자들은 또다시 사실이 아닌 거짓뿐인 세상에 자기도 모르게 우뚝, 세워진 채 한 순간에 수많은 익명의 손가락질과 욕설, 기분 나쁜 눈빛을 모조리 받아야 한다.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한 처벌은 더 강력해져야 한다.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는 이들에게는 자비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중의 관심이 바탕이 되어 매일 서바이벌 같은 연예계에서 버티고 버텨 살아 남아야 하는 공인에게 대중의 평가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공인도 사람이다. 공인이라는 이유로 익명 뒤에 숨어 생각을 거치지 않고 날리는 수많은 날카로운 말들을 다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다. 대중의 평가는 공인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관심이 바탕이 되었을 때 ‘진정한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연예계에 데뷔하기 전에 수많은 평가를 거쳐 힘겹게 발을 들인 이들에게 ‘계속되는 평가’는 잔인할 것 같다. 매일 자기에 관해 어떤 기사가 떴는지, 자신과 관련한 댓글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등등 신경 써야 하는 일은 피곤하고 숨 막히고,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자 한 꿈을 꾼 지난날의 설렘이 잊히기에 충분하다. 그들에게는 평가보다 좋아하는 마음의 뿌리로 시작된 응원과 관심이 더 어울린다. 물론 냉정하고 쓴소리를 들어야 하는 몇몇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공인을 하나의 스트레스 풀 대상 혹은 마땅히 평가를 받고 그것을 받아들여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인형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악플을 단 이들에게 악플을 단 이유를 물어보면 취직이 되지 않아 힘든데 스트레스 풀 곳이 필요했다나 뭐라나. 우리의 공인에 대한 마음대로 생각하는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가짜뉴스에 대응하지 않는 유민도, 그런 유민이 답답한 하리도 이해하는 입장에서 ‘가짜뉴스 유포자’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가짜뉴스를 진짜라고 믿고 퍼나르는 사람’이다. 사실이 아닌데 다수가 진짜라고 하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고 믿게 되는 사람의 심리가 참 무섭다. 지금은 가짜뉴스와 사실을 어느 정도 구분하여 정보를 받아들이고 거르지만, 어렸을 때는 가짜뉴스에 마음을 훅- 빼앗기고 금방 마음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익명 뒤에서 말하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단 초콜릿처럼 내 귀로 녹아 들어오고, 그 단맛을 의심할 틈도 없이 삼켜 버렸다. 나도 모르게 가짜뉴스를 유포하는데, 가담했다는 사실을 어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다. 가짜뉴스를 믿고, 친구들에게 ‘S가 이랬대. 진짜 대박이지 않냐?’라고 속닥거렸던 어린 날의 내가 어리석고 안타까웠다. 그것을 바로잡아주는 사람이 옆에 없었다는 사실에 두려움도 느껴졌다. 잘못이라고, 바로 잡을 수 있게 알려주는 사람의 부재는 아주 무섭고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 나이여서 가짜뉴스와 사실을 구분 못 한다는 것을 떠나서 가짜뉴스만을 믿고, 가짜뉴스의 대상자에게 뾰족한 화살을 날린 것이다. 늦었지만 그때의 내가 날린 화살 때문에 여전히 흉이 남았을 연예인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사실과 가짜를 ‘구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는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일단 던져 보는 가짜뉴스 대상자의 과거 이야기나 개인 사정 등을 장난, 카더라 식이었다고 말하지만 이건 엄연히 범죄다. 한 사람의 삶을 하루아침에 파괴하고, 장난이라는 둥 어디서 들었다는 둥 실수였다는 둥 떠드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실수와 장난은 수습이 어느 정도 가능한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의미하니까. 예를 들면 흘린 물은 닦는 정도? 가짜뉴스 유포에 대한 처벌이 강력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또다시 한다.
진실을 반드시 드러나지만, 드러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지 그 시간 안에서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아파야 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말할 때, 정확하게 아는 게 아니라면 말을 아끼는 것이 맞다. 알더라도, 혹은 그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라고 해도 그 대상이 없는 곳에서는 이야기가 어떻게 모양을 바꿀지 모르니 안 하는 게 옳다. 누가 뒤에서 내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해 봐라. 얼마나 기분이 나쁘고 억울하고, 당장 그 사람을 찾아가서 따지고 싶겠나. 연예인들은 지금도 누군가가 유포한 가짜뉴스 때문에 머리를 싸매고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무관심도 무섭지만, 관심 중에서도 진심과 응원의 마음이 깃들지 않은 장난과 악의만 남은 마음에서 나온 관심은 더 무섭다.
덕질하면서 대부분 행복했지만, 아팠던 날들도 있었다. 실검이 있을 당시, 덕질하는 아이돌 그룹 혹은 멤버 이름이 올라가 있으면 반가우면서도 걱정했다. 내 아이돌은 사고 칠 일이 없을 거라고 그럴 애들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걱정과 불안이 슬쩍- 고개를 빼꼼, 내미는 건 어쩔 수 없다. 실검에 오른 멤버 이름을 떨리는 마음으로 클릭하면, 멤버의 활약이나 활동 관련 소식이 대부분이었다. 긍정적인 기사와 댓글에 기분이 좋았지만, 가끔 선플 사이에 낀 악플에 내가 악플을 받은 것처럼 마음이 욱신거렸다. 비추천을 누르고 신고하는 것, 제발 선플만 보고 악플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말고는 그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덕질은 멈출 수 없고, 벌써 10년이 넘었다. 덕질하면서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응원하고 좋아하고, 앞으로 ‘영원’을 망설임 없이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돌이 그들이라서,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그들을 알게 된 날을 나는 ‘행운의 날’이라고 한다. 나에게 행운을 광활한 우주만큼 안겨준 그들이고, 지금도 여전히 팬들을 위해 데뷔 초와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열일해주기 때문에 우리 또한 처음과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응원하는 중이다. 지금은 아이돌과 팬 사이를 넘어 눈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깊고 단단한 관계가 되었다. 닿을 수 없는 스타고, 그런 스타를 멀리서만 지켜보는 팬은 예전을 의미한다. 지금은 SNS나 앱을 통해 아이돌과 더 가깝게 소통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지금의 관계가 좋지만, 어디서나 적당한 선을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문제가 일어난다. 팬으로서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다. 좋아하는 마음과 응원하는 방식이 누구 봐도 자기만족이고, 덕질하는 아이돌을 오히려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모른 척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팬이 아니라, 그저 남의 불행이 곧 행복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덕질로 찾은 나의 끝없는 행복, 같은 마음으로 함께 덕질하는 즐거움, 덕질이 나의 일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덕질은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오래오래 쌓이면 좋아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덕질은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고, 시작한다면 출구를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덕질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유민과 같이 가짜뉴스로 피해를 보는 연예인들이 강력하게 유포자들의 처벌에 힘써서 두 번 다시는 가짜뉴스로 힘들어하지 않길 바란다. 요즘 세상이 소란스럽고, 연예계에서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분들이 많다. 드라마나 영화, 음악 방송 등 한 번 이상은 봤고 알기에 그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렸다. 어째서 그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잘 살고, 괴롭힘을 당한 사람들이 세상을 등지는 건지 억울하고, 가해자들을 향한 분노가 모든 걸 삼켜 버릴 만큼 화르륵-, 타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예인들이 행복하게 사랑받으며 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악플을 올리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이들보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응원하는 팬들이 많으니 행복하게 활동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SNS나 기사 등 댓글을 적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익명 뒤로 숨어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는 찌질한 악마 같은 이들에게 전한다. 가짜뉴스 때문에 잠깐 덜컹거리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하루아침에 남의 삶에 균열을 만든 대가는 엄청날 것이며, 당신들이 키보드를 두들기는 어리석고 찌질한 시간과 댓글,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올린 영상 등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들의 마음이 활동하는 데 힘이 되어주는 거라고, 그러니 시간 낭비할 시간에 발이나 닦고 잠이나 푹 자고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고.
너무 몰입해서 읽었다. 내 이야기고 나처럼 덕질하는 이들의 이야기고, 덕질의 대상이 되는 아이돌, 배우, 셀럽 등의 이야기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꼭 공인이 아니더라도 가짜뉴스는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고, 내가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더 경계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지만 엄청 어려운 일도 아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믿지 않는 것,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객관적인 눈,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이 세 가지를 갖출 때야말로 우리를 공격하는 화살은 우리가 세운 방어벽을 절대 뚫지 못할 것이다. 모든 이들이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짜뉴스를 경계하며 그에 따른 처벌에 관심을 가지며, 적극 실천해야 한다. 가짜뉴스가 없어지는 그 머나먼 날까지, 제성은 작가님처럼 혹은 나처럼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작가님이 펜을 들어 쓴 글을 세상에 낸 것처럼, 내 아이돌을 믿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응원하는 나처럼.
★ 폰좀비 ‘아씨’의 존재를 통해 가짜뉴스,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는 점을 우리가 쉽게 가짜뉴스에 노출되고, 쉽게 믿고 퍼나르는 데 자신도 모르게 힘쓰며 익숙하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갖게 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하루에 엄청난 양의 정보와 소식이 넘쳐나는 세상에 사는 우리가 진지한 태도로, 직면한 문제와 주변을 서성이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 적용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적합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게 힘써야 함을 폰좀비 ‘아씨’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 같다.
★ 진정한 ‘성덕’을 향해 가는 하리! 나도 하리처럼 진정한 성덕이기 되기 위한 걸음을 오늘도 내딛는다!
★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푸른숲주니어’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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