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부제가 마음에 든다. 기꺼이 홀로 살아가기를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정상가족(엄마 아빠 그리고 자녀로 구성된 전형적인 핵가족 형태)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에이징 솔로로 살아가는 삶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40~64세 에이징 솔로 여성 19명의 인터뷰 그리고 다양한 자료를 통해 ‘에이징 솔로’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고발하며, 근미래에 가장 흔한 형태가 될 1인 가구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뒷받침해야 하는지 서술한다.
한국사회에는 유독 당연한 것이 많다. 학업에 뜻이 없더라도 무조건 대학 졸업장은 따야하고, 졸업하면 취직한 다음 너무 늦지 않게 결혼을 해서 출산까지 해야한다. 이 ‘정상’이라고 일컬어지는 루트를 거치지 않아 여기저기서 조언으로 둔갑한 간섭 내지 잔소리를 들은 청년들은 급기야 ‘비혼’을 선언하지만, 이 ‘비혼주의’라는 단어 또한 결혼을 중심이자 정상으로 간주하는 시선을 내포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래서 더욱 ‘혼삶’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는 현대사회에서 만연해지고 있는 혼밥, 혼술, 혼영에 이은 혼삶.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혼자 잘 산다. 자기주도적이며 자율성과 자유의지를 드러내는, 만족스러운 키워드다. 의미를 생각하면 비혼주의보다 훨씬 알맞고 바람직하기 때문에 ‘혼삶러’라는 단어가 더 대중화되면 좋겠다.
유익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 책. ‘에이징 솔로’에 관심 있는 여성들에게 추천합니다 :)
“졸업, 취업,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세상의 시간표. 이 책은 ‘다른 선택지는 없다’라는 듯 구는 세계의 가장자리를 넓히는 이야기다.” _장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