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정해 마지않는 허블의 초월 시리즈, 그 3번째 책은 올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현호정 작가의 『고고의 구멍』이다. 작가의 말을 보니 고고는 작가 자신, 노노는 작가님이 상실한 누군가를 빗대어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 같다.
상처는 외부 요인으로는 온전히 치유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글인데, 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과정이 작가님에게는 아픔을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구멍’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뻥 뚫림, 시림, 결핍, 공허함, 불완전함. 이에 반해, ‘고리’는 비슷한 느낌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들을 잇는 매개체이자 연결, 연대와 같은 정반대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관점에 따라 구멍으로도, 고리로도 볼 수 있는 무언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그 공백을 ‘구멍’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고리’로 만들 것인지는 오직 자신만이 정할 수 있다.
‘아름답다’는 단어에서 ‘아름’은 원래 ‘나’라는 뜻인데, ‘나답다 -> 마음에 든다 -> 아름답다’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아름답다’가 되었다고 한다. 한 번 왔다가는 세상, 이제 그만 나 자신을 힘껏 사랑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