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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님의 서재
  • 튜브
  • 손원평
  • 13,500원 (10%750)
  • 2022-07-22
  • : 6,001

올 초 읽었던 #베스트셀러 #아몬드 를 쓴 #손원평 작가의 신작 소식을 들었다.

#인생 의 전환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동기부여 를 전하는 책 처방이라는 산뜻한 문구가 마음에 들어 이벤트 소식을 접하자마자 참여 신청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가제본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아몬드는 물론이고 #타인의집 과 #위풍당당여우꼬리 (우리 집 아이들도 재미나게 읽은 동화)를 읽을 때처럼 이 책도 몰입감이 대단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다.

이야기 주인공은 자살을 마음먹은 50대 남성 김성곤 안드레아이다.

만약 사전에 주인공에 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신청은커녕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 평생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노년도 아닌 50대라니.

어정 쩡쩡하기 그지없지 않은가.

분명 버스나 지하철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면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싶은 대상일 것 같았다. 특유의 아저씨 냄새도 날 것 같고, 자살을 마음먹었다니까 패배감에 찌든 상태가 아닐까 짐작해 봤다. 한눈에 봐도 피곤함이 전이될 것만 같아 몸서리가 났다. 그만큼 외형적으로 판단하건대 주인공의 매력도가 낮다는 말이다. 보통은 현상태와는 다른 세계를 찾아 소설을 읽게 마련인데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이가 이야기 속에 있으니 괜스레 읽는 내내 착잡할 것 같기도 했다.

이야기는 자살에도 실패한 김성곤 안드레아가 마음대로 죽지도 못할 바에야 나라도 바꿔보자고 마음먹으면서 급진전된다. 어쩌다 보니 이 지경이 되었을까 원인을 찾아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던 김성곤은 젊은 시절 사진을 발견했다.


"이게 나라고"

분명 내가 맞는데 낯설었다.

적당히 잡힌 근육과 곧은 허리. 무엇보다도 밝은 미소를 내보이는 모습이 지금과는 너무나도 잘랐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어 보이는 김성곤에게 다시금 소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는 사진 속의 남자가 되고 싶었다."

모델 한혜진도 그러지 않았던가.

"세상 어떤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지만 몸은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다."라고 말이다.

사업처럼 초기 비용도 필요 없었다.

어차피 김성곤에게 주어진 건 구부정한 그의 몸뚱어리 하나지 않은가.

당장 시도해 보기로 했다. 사진 속의 나처럼 등을 쭉 펴서 "자세"라도 바로잡아보기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콧방귀 뀌었던 광고 문구,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가 어쩐지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세 바로 잡기는 #변화가필요할때 가장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김성곤은 등을 펴고 허리를 세우는 일을 #습관형성 으로 만들고자 하루의 일과에 집어넣었다. 1분간 다섯 번씩 허리와 어깨 펴기를 꾸준히 시행하자 후에는 자발적으로 자세 잡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몸을 움직여 근거리 배달 일을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이 녹록지 않았지만 자신을 달래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허리는 위로

어깨는 아래로

등은 그 사이에

Back to the Basic!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일에 충실하자 놀랍게도 김성곤 안드레아의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주인공에게 가졌던 반감은 이내 플러스로 바뀌었다.

그다지 잘 난 것이 없는 인물이 날개라도 단 마냥 장애물을 건너 뛰는 모습을 보니 응원하게 되고 신이 났던 것이다.

그와 동시에 묘하게 반감이 생기는 양가적인 감정이 페이지를 넘기면서 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했다.

"이거 무슨 자기 계발서 소설 버전 아니야!',"이렇게 뻔하게 끌고 나간다고?"

터무니없을 만큼 탄탄대로로 뻗어가는 그의 인생 2장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아서 헛웃음도 나왔다.

실망감에 책을 덮을 뻔한 순간도 있었지만은 손원평 작가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갈 리 없지.

재도약을 꿈꾼 김성곤 안드레아 이야기는 현실감과 희망적인 판타지가 다소 범벅이 되어서 마무리된다.

분명한 것은 "그래, 그렇게 살아보는 거야." 하고 작은 미소를 머금고 페이지를 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은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온다.

순풍을 타고 유유자적하게 흘러갈 수도 있고,

태풍을 만나 간신히 널빤지에 의지해서 고개만 내밀고 떠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살아가자고 마음먹어보는 것 아닐까.

보잘것없는 내 인생일지라도 끝까지 가꾸어보려는 자세.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니까.

한 귀퉁이라도 윤이 나게 닦아보려고 일어섰을 때 삶은 내 편에 서서 같이 웃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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